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이 30%대로 추락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부정평가가 처음으로 60%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통상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다녀오면 지지율이 반등하지만, 윤 대통령의 스페인 순방은 이마저도 없었다. 복지부장관 후보자의 연이은 낙마, 수많은 논란의 장관 후보자, 연이은 말실수 등이 지지율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 빠른 지지율 하락… 인사·비선·실언 등이 원인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실시해 11일 공개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정수행을 잘 하고 있다’는 긍정평가가 지난주 6월 5주차 주간집계 대비 7.4%p 하락한 37.0%,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라는 부정평가는 지난 주 대비 6.8%p 높아진 57.0%를 기록했다. 서울,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에서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정례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34.5%, 부정평가는 60.8%로 나타났다. 그간 발표된 국정지지도 중 긍정평가는 가장 낮고, 부정평가는 처음으로 60%를 돌파한 조사다. (해당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들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은 연이어 벌어진 ‘낙마’때문으로 보인다. 김인철 전 사휘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송옥렬 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 윤 대통령 취임 후 두 달 여만에 후보자 직에서 자진 사퇴한 이들이다. 

또 인사 참사라는 지적이 있음에도 윤 대통령이 ‘실언’을 했을 뿐 아니라 이에 아랑곳 않는 모습을 보인 점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도어스테핑(약식회견) 자리에서 인사 문제 지적에 대해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느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스페인 순방으로 불거진 ‘비선 수행원’ 논란, ‘외가 6촌 행정관 채용’ 논란 등 ‘사적 채용’도 지지율 하락의 요인으로 거론된다. 외가 6촌 논란은 심지어 윤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함께한 동지”라고 발언 해 논란이 오히려 확산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도어스테핑을 마치고 집무실로 들어가는 모습.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도어스테핑을 마치고 집무실로 들어가는 모습. /뉴시스

◇ 도어스테핑이 지지율 하락의 진짜 원인?

이 가운데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마저 중단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재 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통령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호처가 도어스테핑 중단을 강력 권고했다고 전해진다. 또 대통령실 출입기자 확진자가 오전에 8명으로 알려졌는데 오후에는 11명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두 달 만에 30%대까지 떨어진데다, 이날은 최초로 부정평가가 60%를 돌파한 여론조사도 발표된 상황이어서 도어스테핑 중단에 대한 뒷말이 무성했다. 게다가 여당 일각에서는 ‘도어스테핑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어 추측에 근거를 더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도어스테핑에서는 부실 인사 검증을 지적하는 취재진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당시 정치권에는 “곧 도어스테핑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농담 아닌 농담처럼 돌았다. 이외에도 “과거 민변 출신이 도배”(검찰 편중 인사), “국기 문란”(경찰 인사 문제), “음주를 언제 한 것인지 따져봐야”(박순애 장관 논란) 등 비판의 여지가 많은 발언이 정제되지 않고 나왔다. 

도어스테핑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기약 없는 중단을 맞았다. 도어스테핑은 윤 대통령 취임 직후 시행됐고, ‘소통’을 강조한만큼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터였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에 대해 “여러 실언이 지지율 저하로 이어진다고 평가한 것 같은데 정제된 방식으로 방법을 고민하겠다는 것이 솔직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은 코로나19 때문이며, 곧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당분간 취재와 브리핑은 최대한 비대면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며 “확진자가 더 이상 늘지 않고, 상황이 안정되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곧바로 재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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