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우상호 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정부 민생외면·권력 사유화'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우상호 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정부 민생외면·권력 사유화'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전방위 공세를 가하고 있다. 지난 11일에 윤석열 정부가 민생을 외면하고 권력을 사유화했다는 안건으로 의원총회를 소집하더니, 12일에는 인사 참사·청문회 패싱·국정운영을 비난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내려앉자 ‘강한 야당’ 모습을 보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 민주당, 연일 윤석열 대통령 맹비난

민주당은 지난 11일 의원총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 규탄, 여야 원 구성 협상 경과보고, 민생 입법 추진 등을 논의했다. 의원총회가 끝난 후 169명의 민주당 의원은 정부여당이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 등 3고(高) 해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민생 외면·권력 사유화 윤석열 정권 규탄 성명’을 내놨다. 

12일에도 지도부의 메시지는 강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선 때도 이 분(윤석열 대통령)이 정치를 한 번도 안해보고 검찰총장 출신에서 바로 대통령이 되셔서 아마추어리즘을 매우 우려했다. 그게 지금 계속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우 위원장은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민생에 3고, 아주 어려움이 생겼는데도 문제를 대처하는데 있어서 별로 유능해 보이지 않고 또 긴장감도 별로 없어 보인다”며 “인사에 있어선 여러가지 난맥상을 보이지 않나. 민간인을 1호기에 태운 이런 것은 빨리 사과하고 넘어갈 문제인데, 어떤 잘못이 있었을 때 자꾸 변호하고 강변하려는 태도, 이런 것도 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같은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청문회 패싱’을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2000년 이후 청문회 없이 임명된 역대 장관 인사 9명 중 4명이 취임 두 달된 윤석열 정부에서 나왔다”며 “협치를 아랑곳하지 않고 국정을 독주한다는 것이나 다름 없다. 어렵게 마련한 국회 정상화 발판을 대통령이 걷어찬 셈”이라고 꼬집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같은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한 데 대해 “원인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부실검증 △정치보복 △권력사유화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지금 윤석열 정부는 모래 속에 머리 박은 타조와 같다”고 비꼬았다. 

◇ 지지율 반등 민주당, ‘강한 야당’ 만들기 돌입

민주당이 이같이 맹공을 가하는 이유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두 달 만에 30%대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전날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여론조사에서는 긍정평가가 34.5%, 리얼미터 여론조사(미디어트리뷴 의뢰)에서는 긍정평가가 37%였다. 취임 후 지지율이 30%대까지 내려간 시간을 살펴보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약 2년 5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약 1년 10개월이 걸렸다. 여론이 급속도로 나빠진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게다가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조사했던 리얼미터의 같은 기간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8%, 국민의힘은 40.9%로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로 뒤쳐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윤리위원회 징계 건 등으로 국민의힘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으로서는 선거 연패 이후 처음으로 정국 주도권을 잡을 기회가 온 셈이다. 지방선거에 패배한 직후 민주당은 자기반성의 목소리가 컸고, 우상호 비대위원장 역시 논란을 일으키지 않은 낮은 자세로 당을 ‘관리’해왔다. 그러나 지지율이 반등하면서 선명성 짙은 ‘강한 야당’의 모습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진 만큼 민주당이 받아 안지 못한 것이다. 이에 지지율 반등을 계기로 윤석열 정부의 ‘민생 외면’, ‘인사 참사’ 등을 지적하며 정국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특히 원 구성이 끝나고 9월 정기국회에서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이 때 민주당이 주목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당분간은 정부의 실정 등을 지속적으로 지적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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