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활동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활동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여당을 향해 “민생과 경제 위기를 돌파하려면 야당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야당과 협력하겠다는 기본적인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지막으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오는 28일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차기 지도부가 선출되면 임기를 마무리하게 되는 우 위원장의 ‘퇴임회견’ 형식이었다.

그는 “제가 비대위원장을 하면서 몇가지 비판의 기준과 담론의 기준을 정했다”며 “잘못을 지적하더라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비판하겠다는 것과 국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의 틀에서 비판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제가 비판한 내용의 범주를 보면 지금처럼 국정을 운영했을 때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요인들을 주로 지적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큰 틀에서는 국정운영의 기조를 민생과 경제 중심으로 바꾸라는 이야기였는데,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그렇게 전환하고 있는 과정으로 보인다. 말 실수를 줄이고, 민생현장을 찾거나 경제 현안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 자체는 제가 한 조언이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면서도 “문제는 너무 보여주기 방식이다. 보여주기 식으로는 민생‧경제의 변화와 성과를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치보복, 권력장악 이런 것들을 포기하고 민생‧경제를 챙기라는 것인데, 정치보복 수사, 권력기관 장악을 여전히 하면서 민생‧경제를 회복시키기는 어렵다”고 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제가 볼 때 민생과 경제 위기를 돌파하려면 야당의 협조가 있어야한다고 여러번 말씀드렸다”며 “저와 박홍근 원내대표는 협조할 준비가됐다는 이야기를 계속했고, 실제로 우리가 도와주자는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그런데 제가 제1야당 대표로 들어섰는데, 대통령은커녕 윤핵관의 전화 한 통 받은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측의 이준석 대표, 주호영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를 모두 거명한 그는 “어떤 분의 전화도 받은 적이 없다. 협력 전화는커녕 축하 전화도 받은 적이 없다”며 “이진복 정무수석도 제가 왜 안 찾아오냐고 공개발언을 두 번 하니까 한번 왔다”고 비판했다.

또 “야당과 협력하겠다는 기본적인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어떻게 협치나 협력을 받을 수 있느냐”며 “이 정부 안에서 2년 정도는 어떻게 협치 모델을 만들지 신중하게 고민하고 그에 따라서 야당과 관계 맺을 전략을 가지고 오셔야한다. 이런게 다 조언을 드리는 거다”고 호소했다.

그는 민주당이 협치를 위해 노력한 사례도 함께 들며 정부‧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우 위원장은 “제가 외교‧안보 문제는 가능한 힘을 실어드리고 있다”며 “지난번에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은날 저는 공격하지 않았다. 안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담대한 구상을 발표하셨을 때도 그 안에 의미 있는 제안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우리 정체성에 위반이 되는 일이 아니면 나름대로 같이 힘을 실어가면서 같이 갈 수 있다는 구상을 가지고 접근했다”며 “윤석열 정부가 지금의 국정운영 기조를 바꿔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우상호 위원장은 지난 6월 10일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연패로 당시 지도부가 전원 사임하면서 당 상황 수습을 위해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우상호 위원장과 함께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한 의원들은 오는 28일 전당대회를 끝으로 80일의 임기가 종료된다.

우 위원장은 지난 비대위 활동을 두고 “처음 비대위를 맡았을 때 당 상황은 암담했다. 많은 의원들이 선거에 지고 나서 힘들어했고, 자신과 생각을 달리하는 분들에 대해 증오에 가까운 언사를 공개적으로 하시는 게 힘들었다”면서도 “25∼26% 정도에서 머물렀던 정당 지지율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여당과 비슷하거나 조금 앞서는 것 보면, 국민들이 민주당의 존재를 인정하고 필요하다고 해주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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