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전세가격 하락 및 금융비용 부담 등으로 기존 계약갱신 사례 증가”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시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이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역대 최고 거래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직방’은 2022년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가 총 11만6,014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서울 전세 가격대별 거래량 비중을 살펴보면 6억원 초과 거래는 30.9%, 4억원 초과~6억원 이하 거래 29.5%, 2억원 초과~4억원 이하 거래가 29.3%, 2억원 이하 거래는 10.3%를 차지했다. 

작년 하반기와 비교해 6억원 초과 거래비중은 감소한 반면 2억원 초과~6억원 이하 거래비중은 증가했다. 

올해 하반기는 아직 세 달 가량 남았으나 6억원 초과 전세거래 비중이 28.7%로 줄었고 이에반해 2억원 이하 거래는 13.1%를 기록하면서 소폭 증가했다. 

이에 대해 직방 측은 “2020년 하반기 6억원 초과 거래비중이 늘어난 이후 가격대별 거래비중 구성은 별다른 변동이 없었지만 최근 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부담이 늘면서 고가 전세거래는 다소 줄어든 추세”라고 분석했다. 

서울지역 월세 환산보증금의 가격대별 거래비중은 올해 상반기에 6억원 초과 29.3%, 2억원 초과~4억원 이하 25.4%, 2억원 이하 25.3%, 4억원 초과~6억원 이하 19.9%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6억원 초과 거래비중은 31.0%에서 29.3%로 줄었고 2억원 초과~6억원 이하 거래비중은 39.4%에서 45.3%로 증가했다. 

올해 하반기의 경우 2억원 이하 거래가 28.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6억원 초과 거래는 28.7%로 소폭 감소했다. 전세 거래와 마찬가지로 월세 거래 역시 고가 임대차 거래는 줄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올 상반기 서울 월세 가격대별 거래량 비중은 50만원 이하가 37.4% 가장 많았고 50만원 초과~100만원 이하 거래 30.9%, 100만원 초과~200만원 이하 거래 21.7%, 200만원 초과~300만원 이하 거래 5.8%, 300만원 초과 거래가 4.2% 순이었다.

50만원 이하 거래의 경우 올해 하반기에도 42.1%를 기록하면서 크게 늘었다. 다른 가격대의 거래량은 소폭 줄었다. 

100만원 이하 월세 거래가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 70% 아래까지 감소했으나 올해 하반기에는 다시 70%를 넘어섰다. 이처럼 월세 가격대가 다소 하향 조정된 것은 일부 전세 세입자가 전세보증금 상승분을 월세로 전환해 거래하는 사례가 이번 조사에 포함됐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앞서 지난해 부동산 업계 등은 올해 8월 이후 갱신권이 만료되는 세입자들로 인한 매물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우려했다”며 “하지만 전세가격 하락이나 금융비용 부담 등으로 기존 계약갱신 사례도 늘면서 중저가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대출을 이용해 거래 가격을 추가 부담하기보다는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거나 가계가 수용 가능한 가격 범위 안에서 거래를 선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향후 금리인상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전·월세 가격의 하향 안정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편 최근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시장에서 갱신계약(재계약) 비중이 증가했지만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는 비중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의 전‧월세 거래 현황에 의하면 올해 7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계약 신고건 중 신규·갱신 여부가 확인된 9,908건에서 갱신계약 비중은 52.1%(5,166건)로 신규계약(47.9%, 4,742건)을 앞섰다.

올해 1월에는 1만5,818건 중 갱신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42.6%(6,733건)로 절반에 못미쳤다.

갱신계약이 늘어난 것에 비해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7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계약 중 갱신권을 사용한 경우는 63.4%(3,277건)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월 갱신권 사용 비중이 69.0%에 달했던 것과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 업계는 전세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세입자와 집주인가 협의를 통해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없이 갱신계약을 연장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