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그룹이 2세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BGF그룹이 2세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BGF그룹 오너일가가 연일 분주한 움직임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2세 경영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두 형제간 ‘교통정리’도 뚜렷하게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 부친 지분 두 아들에게 넘기고… 형제 간 역할분담도 ‘뚜렷’

BGF가 공시한 바에 따르면, 홍석조 BGF그룹 회장은 지난 1일 장남 홍정국 BGF 대표이사 사장과 차남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코프라에서 사명 변경 예정) 대표에게 각각 1,002만5,095주의 BGF 주식을 시간외매매로 매도했다.

이로써 홍석조 회장의 BGF 지분은 53.34%에서 20%p(퍼센트포인트)가량 줄어든 32.4%가 됐다. 반면, 홍정국 사장의 지분은 10.29%에서 20.77%로, 홍정혁 대표의 지분은 0.03%에서 10.5%로 동반상승했다. 아울러 홍정국 사장과 홍정혁 대표 두 형제의 지분을 합친 것과 홍석조 회장의 지분 차이가 1%p 안쪽으로 눈에 띄게 좁혀진 모습이다. 

비슷한 시기, 차남 홍정혁 대표는 자신이 보유 중이던 BGF리테일 주식을 장내매도로 모두 처분했다. 0.08%로 많은 지분은 아니었지만, 이를 모두 정리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 같은 일련의 지분 변동은 BGF그룹의 2세 경영 강화 및 교통정리 차원으로 풀이된다. 부친의 지분을 두 자녀들에게 넘기는 한편, 두 자녀들의 역할분담이 더욱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BGF그룹은 이러한 변화에 앞서 지난해부터 ‘사전작업’을 분주히 이어온 바 있다. 우선, 지난해 12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조업체 코프라를 인수했다. 이후 코프라는 BGF에코바이오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가 지난 10월 말을 기해 흡수합병했고, 오는 29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BGF에코머티리얼즈로 변경할 예정이다.

2세 후계구도에서 BGF에코머티리얼즈를 맡는 것은 바로 홍정혁 대표다. 2018년 신사업개발실장으로 BGF에 입사한 그는 이듬해 BGF에코바이오 설립 당시 개인자금도 출자했다. 또한 코프라 인수 이후 대표를 맡아오고 있으며 지난달엔 사장으로 승진해 형 홍정국 사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차남 홍정혁 대표가 신사업 쪽을 담당한다면, 장남 홍정국 사장은 그룹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유통부문을 담당할 전망이다. 그는 그룹 내 경력을 줄곧 BGF리테일에서 쌓아왔으며, 2020년 BGF리테일 기사비상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에 합류하기도 했다. 홍정혁 대표가 BGF리테일 지분을 모두 정리한 것 역시 홍정국 사장의 향후 행보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신호탄을 쏜 BFG그룹의 2세 경영은 홍석조 회장의 남은 지분 승계를 과제로 남겨두게 됐다. 그의 지분이 여전히 30%를 훌쩍 넘는 만큼, 시기와 방식 등을 두고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존재감을 한층 키우게 된 오너일가 2세 두 형제는 경영능력 입증이란 과제 또한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특히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홍정혁 대표는 그동안 BGF에코바이오의 실적이 아쉬움을 남겨왔다는 점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BGF에코머티리얼즈를 통한 성과 창출이 무척 중요해진 모습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BGF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 공시
2022. 11. 30.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BGF리테일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 공시
2022. 12. 5.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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