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혁 대표가 이끄는 BGF에코머티리얼즈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나섰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BGF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BGF에코머티리얼즈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대주주 혹은 외부 투자 유치 차원이 아닌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하는 이번 유상증자는 그 규모가 기존 시가총액의 4분의 1을 넘어선다. 이러한 움직임은 특히 BGF에코머티리얼즈가 그룹 후계구도에 있어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 유상증자로 756억원 조달… 주주 자금으로 후계 입지 다지기?

BGF그룹의 소재부문 계열사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지난 9일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BGF에코머티리얼즈는 1,350만주의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며, 예정발행가는 5,600원이다. 이에 따른 자금조달 규모는 약 756억원에 달한다. 발행주식총수 기준으로는 기존의 33%, 시가총액 기준으로도 기존의 약 30%에 해당하는 상당한 규모다.

유상증자 방식은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주배정증자다. 1주당 약 0.3372781131주가 배정된다. 발행가는 오는 8월 2일 확정되고, 8월 7일~8일 청약을 진행한 뒤 8월 25일에 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이 같은 유상증자의 목적은 M&A에 있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지난달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KNW 인수를 공식화했다. KNW는 반도체소재 등 소재사업을 영위 중인 코스닥 상장사로,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총 약 1,135억원을 투입해 KNW 지분 56.7%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BGF에코머티리얼즈의 KNW 인수는 크게 두 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KNW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오원석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인 주식 전량 518만9,245주를 약 635억원에 사들인다. 이어 KNW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392만4,646주를 약 500억원에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이번 유상증자는 KNW 인수 과정 중 두 번째 단계에 투입할 자금을 조달하는 차원이다.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이러한 움직임은 BGF그룹 후계구도와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끈다. BGF그룹은 오너 2세 두 형제가 후계구도를 형성 중이며 교통정리가 뚜렷하게 이뤄진 상태다. 장남 홍정국 BGF 대표는 그룹의 근간인 유통사업부문을 이끌고 있고, 차남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는 신사업인 소재사업부문을 맡고 있다. BGF에코머티리얼즈가 차남 홍정혁 대표의 후계 기반이자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KWN 인수 추진 및 유상증자는 단순히 사업적인 측면 뿐 아니라 홍정혁 대표의 후계 입지를 다지는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및 저해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물론, 기업 인수 및 이를 통한 후계자 입지 다지기에 주주 자금을 동원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BGF에코머티리얼즈 지분 50.67%를 보유 중인 최대주주 BGF와 2.71%를 보유 중인 홍정혁 대표도 유상증자에 참여하지만, 일반주주를 통한 자금 조달 규모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KWN 유상증자 참여에 필요한 자금인 500억원보다 200억원 이상 많은 자금을 조달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붙고 있다.

BGF에코머티리얼즈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계획대로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이 과정에서 그룹 및 오너일가 차원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BGF에코머티리얼즈 ‘주요사항 보고서(유상증자 결정)’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609000420
2023. 6. 9.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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