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형이 확정된 김경수 전(前) 경남지사가 지난 7월 26일 오후 창원교도소 앞 광장에서 입감에 앞서 경남도민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시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형이 확정된 김경수 전(前) 경남지사가 지난 7월 26일 오후 창원교도소 앞 광장에서 입감에 앞서 경남도민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복역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자신을 둘러싼 사면론에 반대하며 가석방 불원서를 제출한 데 대해 국민의힘이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전 지사가 자신의 사면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거부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을 두고 “죄를 짓고도 큰소리치는 민주당 출신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4일 논평에서 김 전 지사의 가석방 불원서 공개와 관련해 “면장우피(面張牛皮)”라고 지적했다. 해당 사자성어는 ‘얼굴에 쇠가죽을 발랐다’는 뜻으로 몹신 뻔뻔한 사람을 빗대는 표현이다. 

앞서 김 전 지사는 부인 김정순씨의 페이스북을 통해 가석방 불원서를 공개했다. 김 전 지사는 불원서에서 “가석방은 ‘교정시설에서 뉘우치는 빛이 뚜렷한 등 요건을 갖춘 수형자 중에서 대상자를 선정해 법무부에 심사신청을 하는 것’이라고 교정본부에서 펴낸 ‘수형생활 안내서’에 나와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줄곧 무죄를 주장해 온 나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건임을 창원교도소 측에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며 “그럼에도 이런 제 뜻과 무관하게 가석방 심사 신청이 진행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해당 불원서를 공개하며 “지난 12월 7일 교도소 측에 서면으로 제출했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들러리가 되는 끼워넣기 사면, 구색맞추기 사면을 단호히 거부한다는 뜻을 남편이 전해왔다”고 부연했다. 자신의 사면이 정치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박 대변인은 “여론조작은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더럽힌 것에 대한 반성은커녕 자신이 양심수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김 전 지사의 행태를 보면 독립운동하다 투옥된 독립투사라도 되는 줄 착각하겠다”고 비꼬았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와 관련해 “거 참, 무슨 ‘양심수 코스프레’”라며 김 전 지사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정치 근육 키우긴가”라고 짧막한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 사안이 비단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뿐만이 아니라 ‘친명’과 ‘비명’으로 쪼개진 민주당 내부의 복잡한 사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은 김 전 지사의 사면론이 이 전 대통령 사면을 위한 ‘구색맞추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지금 논의되는 사면은 이명박의, 이명박에 의한, 이명박을 위한 사면 논의가 되는 거 같아서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표현하는 거 아닌가 싶다”며 “당사자나 야권 전체로 봤을 때도 대단히 모욕적인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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