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8380, 12월 중순 사천서 정비… 27일 오전 양양서 송출
“1호기 리스 시점, 코로나 이전… 리스료 높아 반납 결정”
양양발 노선 탑승률 여수·나리타·클락 50%대, 하노이 39%, 호치민 24%

플라이강원이 1호기로 도입했던 보잉737-800 기재를 리스사에 반납한다. 사진은 플라이강원이 지난 2020년 1월 도입한 B737-800 1호기 HL8380 기재. /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 갈무리
플라이강원이 1호기로 도입했던 보잉737-800 기재를 리스사에 반납한다. 사진은 플라이강원이 지난 2020년 1월 도입한 B737-800 1호기 HL8380 기재. /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 갈무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플라이강원이 27일, 1호기로 도입했던 보잉 737-800(HL8380) 기재를 리스사에 반납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직원들의 급여가 일부 체불된 것으로 확인돼 경영난으로 인해 날개가 꺾이지 않을까 우려가 커진다.

플라이강원은 최근 2020년 1월 도입해 운용하던 보잉 737-800 1호기를 리스사에 반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14일 1호기 HL8380 기재는 양양국제공항에서 사천공항으로 이동해 반납 전 전반적인 점검 및 정비를 진행했다. 이어 지난 21일에는 양양공항에서 콜사인 ‘FGW161T’를 부여받고 동해상으로 테스트 비행을 진행했다.

항공기 트래픽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는 플라이트레이더24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플라이강원 HL8380 기재를 검색하면 27일 오전 9시27분 양양공항에서 이륙해 오후 4시 기준 말레이시아 동쪽 해상을 비행 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플라이트레이더24 갈무리
항공기 트래픽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는 플라이트레이더24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플라이강원 HL8380 기재를 검색하면 27일 오전 9시27분 양양공항에서 이륙해 오후 4시 기준 말레이시아 동쪽 해상을 비행 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플라이트레이더24 갈무리

테스트 비행을 마친 플라이강원의 1호기 HL8380은 27일 오전 9시27분 콜사인 ‘FGW271D’를 부여받고 양양공항에서 비행에 나섰다. 콜사인의 끝에 부여되는 T는 테스트를 의미하며, D는 딜리버리(배송)를 의미한다. HL8380은 양양공항에서 이륙해 말레이시아로 향했다.

플라이강원이 1호기 HL8380을 반납하게 된 배경에는 높은 리스료 때문으로 알려진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1호기인 보잉 737-800(HL8380) 기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하기 전인 2019년 하반기 리스사와 계약을 체결해 2020년 1월 도입했다”며 “이 때문에 다른 2호기나 3호기에 비해 리스료가 높게 설정돼 있는데, 리스료 부담이 커서 일단 반납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항공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플라이강원에 대해 최근 탑승률이 저조한 데 따른 수익성 악화로 기단을 축소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현재 플라이강원이 양양공항에서 운항한 항공편의 지난달 탑승률은 양양∼제주 노선이 83.50%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양양∼여수 57.82% △양양∼클라크필드 52.90% △양양∼나리타 51.03% △양양∼하노이 39.22% △양양∼호치민 24.15% 등으로 제주를 제외한 다른 노선의 탑승률은 상당히 저조한 편으로 나타났다.

특히 11월 탑승률이 50%도 되지 않는 양양∼베트남 하노이·호치민 노선은 비행기를 띄울수록 적자가 커질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12월 실시간 통계에서도 1∼26일 양양∼호치민 노선 탑승률은 20.15%며, 양양∼하노이 노선도 29.22%에 불과한 상황이다.

플라이강원이 운항하는 다른 노선을 모두 포함하더라도 이번 달 1일부터 26일까지 국내선·국제선 출도착 총 운항편 및 이용객 수는 388편, 4만8,012명으로 탑승률이 65.82%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인 강원도를 허브 공항으로 둔 플라이강원의 한계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현재 플라이강원은 직원들의 급여도 일부 체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이번 달 임금이 일부 체불된 것은 사실”이라며 “이와 관련해 27일 오후 대책 회의를 열어 해결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이강원이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인천국제공항 취항이 필요해 보인다. 강원도는 지역적 특성상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어 항공 수요도 많지 않다. 그럼에도 플라이강원이 그간 양양공항에서만 노선을 확장한 이유는 첫 취항 당시 조건 때문이다.

플라이강원은 지난 2019년 10월 항공운항증명(AOC)을 발급 받은 후 강원도 지역의 인바운드 수요를 창출해 강원도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관광융합항공사(TCC) 체제로 운영을 하며 지방자치단체인 강원도의 지원을 받았다. 지자체 지원의 조건으로는 3년간 다른 지역의 공항 노선 취항을 하지 않는 것이 포함돼 그동안 플라이강원은 양양공항에서만 노선을 확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 11월부로 취항 3년을 넘기며 다른 지역 취항도 가능해졌다. 이에 플라이강원 측도 인천공항에서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을 오가는 국제선 취항을 계획 중이다.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년 4월쯤부터 인천∼베트남 노선을 운항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1∼26일 인천∼호치민 노선을 운항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탑승률은 각각 78.06%, 79.81%로 80%에 육박하는 탑승률을 기록 중인 만큼 수요는 적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베트남은 트립닷컴이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여행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11월 예매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플라이강원은 내년 4월쯤부터 인천∼호치민·하노이 노선을 취항하고 최근 도입한 A330-200 기재를 해당 노선에 투입해 다른 국적 항공사들과 경쟁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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