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서울·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 재무구조 개선 명령 전 단계 조치
사업개선 명령 후 자본잠식률 50% 이상 2년 이상 지속 시 면허취소 가능
각 사 자금 조달 계획서 국토부에 제출… 고환율·고유가 대외 상황은 감내해야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에어서울과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3사가 지난달 국토교통부로부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행정지도 조치를 받았다. /뉴시스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에어서울과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3사가 지난달 국토교통부로부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행정지도 조치를 받았다.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중 에어서울과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3사가 최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로부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행정지도 조치를 받았다. 재무구조 개선 행정지도는 항공사의 재무 상황이 자본잠식률 50% 초과 및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경우 국토부가 재무구조 사업개선 명령 전 실시하는 조치다. 이에 해당 항공사에서는 국토부에 자금 조달 계획 등을 소명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토부는 지난달 에어서울과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3사에 순차적으로 재무구조 개선 행정지도를 내리고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3사는 현재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이다. 이들 항공사의 올해 반기 기준 재무상태를 살펴보면, 에어서울은 △자본금 175억 △자본총계 -2,226억원 △부채총계 -4,463억원 등이며, 플라이강원은 △자본금 150억원 △자본총계 -53억원 △부채총계 -271억원 등이다.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자본금 480억원 △자본총계 -109억원 △부채총계 -254억원 등이다. 각각 자본잠식률은 △에어서울 1,372% △플라이강원 135% △에어로케이 123%다.

법으로 명시돼 있는 기준에 따르면 국토부는 1년 이상 자본잠식률 50%를 초과하거나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항공사에 재무구조 개선을 명령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우선적으로 행정지도 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에어서울과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는 연말까지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데 쉽지 않아 보인다.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3사는 내년 국토부로부터 사업개선 명령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사업개선 명령을 받는 경우 2년 이내에 자본잠식률을 50% 이하로 이뤄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자본잠식이 2년 이상 지속되면 최종적으로는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취소나 6개월간 사업정지 조치를 받을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최근에 에어서울과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에 재무구조 개선 명령 전 단계인 행정지도 조치를 내렸고, 재무개선과 관련한 소명자료를 받은 후 면밀히 모니터링을 하면서 관리를 하고 있다”며 “다만 재무상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할 수도 있지만 당장에 면허취소까지 검토하지는 않을 것이며 에어서울의 경우 기업결합 사항 등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어서울은 지난 2019년부터 올해 반기까지 3년 이상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그동안 에어서울은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직간접적인 자금 지원으로 버티고 있는 상태인데, 올해는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대한항공과 합병을 앞두고 있어 추가적인 유상증자가 쉽지 않은 상태며, 자본잠식률도 45%에 달해 재무 구조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자구책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유용할 수 있는 현금은 여유 있는 상태라서 현재로서 추가적인 유증 계획은 없다”며 “최근 국제선도 다시 뜨고 4분기가 성수기인 만큼 적극적인 영업과 노선 확대를 하고 있는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플라이강원은 현재 국토부와 협의를 하면서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우고 있다. / 플라이강원
플라이강원은 현재 국토부와 협의를 하면서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우고 있다. / 플라이강원

플라이강원은 지난 2019년말 첫 운항을 시작한 이래 코로나19로 인해 계속해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2019년 15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후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317억원, 158억원의 영업손실, 동 기간 순손실 규모도 149억원, 269억원, 67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손실 107억원, 순손실 84억원으로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영업을 개시한 첫해 플라이강원의 자본잠식률은 약 49% 수준이었지만 2020년에는 자본잠식률 112%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에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3월 78% 비율로 무상감자를 추진해 자본금을 줄인 후 같은 해 9월에는 대주주의 사재출연을 조건으로 약 150억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로 인해 2020년 완전자본잠식에서 2021년말 기준 자본잠식률 77%까지 개선에 성공했지만 올해 상반기 기간 동안 또 적자를 기록해 135% 자본잠식률을 기록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플라이강원 측은 현재 국토부와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면서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으며, 현재로서는 세부적인 내용까지는 공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에어로케이는 내년 상반기까지 대명화학그룹으로부터 300억원의 투자를 받아 재무구조를 정상화 하고 규모를 키워 나갈 계획이다. / 제주=제갈민 기자
에어로케이는 내년 상반기까지 대명화학그룹으로부터 300억원의 투자를 받아 재무구조를 정상화 하고 규모를 키워 나갈 계획이다. / 제주=제갈민 기자

LCC 3사 중 그나마 상황이 나은 곳은 에어로케이로 볼 수 있다. 에어로케이는 지난 8월 대명화학그룹으로부터 신규 투자를 받아 300억원을 확보해 내년 1월 초 2호기를 추가로 도입함과 동시에 같은 달 일본 오사카 노선의 신규 취항을 목표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내년까지 3호기도 도입해 사세를 키우기 위해 계획을 세운 상태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지난달 말쯤 국토부로부터 연말까지 재무구조를 조금 개선하라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받았다”며 “최근 신규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약속받았는데 300억원이 한 번에 지원되는 것은 아니며 분기별로 100억원 정도씩 나눠서 지원을 받게 되고 내년 2분기 말(2023년 반기)까지 자금을 조달받으면 감자도 진행해 재무개선을 할 것이라고 국토부에 입장을 전달한 상황이다. 더불어 대명화학그룹의 투자는 정확한 스케줄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최근 국제선 운항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항공업계에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근본적인 문제인 환율과 유가 안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항공업계의 보릿고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항공업계의 상황을 보면 영업이익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데 항공기 리스료나 유류비는 대부분 달러로 지불해야 해 환율이나 유가 문제로 인해 당기순손실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선 경우 해외 공항 시설 사용료도 계약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대체로 달러로 결제를 하는 구조라서 코로나19 이후 리오프닝하면서 해외 공항 이용료나 임대료, 세금 등도 조금씩 정상화가 되고 있어 부담이 적지는 않을 것”라고 말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국토교통부 항공산업과 관계자 인터뷰
2022.11.11 국토교통부 항공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어서울)·플라이강원 2022년 반기보고서 재무제표 및 에어로케이 2021년 감사보고서
2022.11.11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에어서울·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 관계자 전화 인터뷰
2022.11.11 에어서울·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
항공사업법 제27조 및 제28조
2022.11.11 법제처 항공사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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