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전날(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탐탁치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4년 중임제 개헌 등을 언급한 데 대해 사실상 자신의 ‘사법 리스크’로 향하는 시선을 돌리기 위한 것이란 지적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내용이 길던데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자기 발등에 급한 불부터 꺼야 하는데 딴청 부리듯 저런 이야기를 하니까 이목을 다른 데 돌리기 위해 저러는가 싶기도 하다”며 “지금 왜 저런 말을 하는가 싶은 것들도 많아서 감동도 없고, 논평도 별로 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4년 중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개헌을 제안했다. 그는 “이제 시대가 달라졌고 국민은 변화를 요구한다”며 “4년 중임제로 바꿔 책임정치의 실현과 국정의 연속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결선투표제의 경우 ‘연합정치’와 ‘정책연대’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일이라며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같은 이 대표의 ‘제안’이 뜬금없다는 반응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개헌은 (국회에) 자문특위가 구성돼 활동하고 있고, 권력구조에 관한 것들이 다 거기서 논의되는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 단발적으로 대통령에 대해서만 4년 중임제 한다고 하니까 논의에 무게가 실리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4년 중임제는 재선이 많이 보장되지 않으면 4년 단임제로 끝나서 5년 단임제보다 훨씬 나쁜 제도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기자회견에 사실상 노림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회피하기 위해 이를 활용한 것이란 평가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12일) 이 대표의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적 의혹 한 가운데 있는 분이 자신의 비리 혐의에 대한 설명, 주변 인물들이 사망하고 측근들이 재판받고 구속돼 있는데 반성이나 사과는 일체 없이 한가한 기자회견을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일언부중(一言不中)이면 천어무용(千語無用)이라 했다”며 “한마디 말이 맞지 않으면 천 마디 말이 다 쓸데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지금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이 대표를 둘러싼 숱한 의혹들에 대한 이 대표의 입장 표명”이라며 “그런 것 없이 ‘정치 탄압’이라고 해서 넘어갈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