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한국산 게임 7종에 대한 판호를 발급했다. 중국은 2016년 한한령 이후 처음으로 여러 한국 게임을 동시에 허가했다. 그러나 7종 모두 신작이 아니다. /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12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한국산 게임 7종에 대한 판호를 발급했다. 중국은 2016년 한한령 이후 처음으로 여러 한국 게임을 동시에 허가했다. 그러나 7종 모두 신작이 아니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한국 콘텐츠 분야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게임 비중이 70%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게임 산업은 중화권에 높은 수출 비중을 보이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는 모습이다.

◇ 2021년 전체 콘텐츠 수출 게임 비중 69.48%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4일 발표한 ‘2021년 기준 콘텐츠산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137조5,000억원으로 전년 128조3,000억원 보다 7.1% 증가했다. 콘텐츠 수출액은 수출 통관으로 집계하지 않고 문체부가 직접 기업별 조사를 거쳐 수출액을 추정하게 된다. 콘텐츠 분야는 게임, 캐릭터, 방송, 지식정보, 음악, 출판, 애니메이션, 만화, 영화 등이 있다.

콘텐츠 수출은 최근 몇 년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해 5월 발간한 ‘K콘텐츠 수출의 경제효과’ 보고서를 보면 2020년 한국 전체 수출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반면 2020년 콘텐츠 수출은 119억2,000만달러이며 2019년 102억5,000억달러에서 16.3%가 증가했다. 콘텐츠 수출은 2016년 60억1,000만달러 이후 계속 상승해왔다.

한국 콘텐츠 산업 수출에선 게임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게임 수출은 81.9억달러로 콘텐츠 수출의 68.7%를 차지했다. 2020년 게임 산업의 매출액은 전체 콘텐츠 산업 매출액(128조3,000억원)의 14.7%이지만 매출의 절반이 수출에서 나오기 때문에 콘텐츠 수출액 비중이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년 하반기 및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를 보면 2021년 게임 매출액은 약 20조원으로 콘텐츠 매출액의 15%를 차지했다. 2021년 게임 수출은 약 11조6,400억원이며 게임 매출액의 약 56% 가까이 된다. 2021년 전체 콘텐츠 수출에서 게임 비중은 69.48%를 기록했다.

국내 전체 게임사의 최대 수출 지역은 중화권(중국, 홍콩, 대만)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일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보면 2021년 국내 게임 수출 국가 비중은 중국(34.1%), 대만(6.4%), 홍콩(2.4%) 등 중화권이 42.9%다. 동남아시아 17%, 북미 12.6%, 유럽 12.6%, 일본 10.5% 등이 뒤따른다.

한국 게임 수출의 중화권 비중은 △2015년 32.9% △2016년 37.6% △2017년 60.5% △2018년 46.5% △2019년 55.1% △2020년 49.9% 순의 추이를 보였다.

2021년 기준 세계 게임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미국(22%)이다. 두 번째로는 중국 20.4%다. 대만은 1.4%, 캐나다 2%다. 미국과 캐나다 시장인 북미 지역이 세계에서 24%를 차지했다. 그러나 2021년 한국 게임 수출 비중에서 북미는 12.6%에 불과했다.

현재 한국 게임 수출은 중화권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과거 2017년 60.5% 비중을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축소된 수준이지만 주요 수출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몇 년간 국내 게임사의 신규 게임 출시가 제한돼온 점을 감안하면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중국은 한국 게임에 몇 년간 판호 발급을 제한해왔다. 지난 2016년 7월 한국 국방부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발표하자 중국 정부는 한한령(한류 금지령)으로 대응했다. 2017년 2월 추가 보복조치로 한국산 게임에 대한 판호발급을 중단했다. 이후 2020년 12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2021년 6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이 판호가 발급됐다. 한국 게임사들은 중국에 신작을 출시하지 못한 채 기존에 판호를 발급 받은 게임으로 매출을 올려왔다.

◇ 중국 시장 수출 의존도 ‘딜레마’

중화권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지 않는 데엔 기존 출시 게임의 매출 비중이 큰 영향으로 보인다. 아울러 중국은 국내 게임사들이 주력하는 모바일 게임 비중이 높은 시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은 모바일 게임 시장도 있지만 PC와 콘솔 비중이 크다. 한국은 모바일을 주력으로 하는 국가라서 게임 이용 행태가 비슷한 중국이나 중화권 쪽으로 수출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게임 시장은 모바일 게임 57.9%로 가장 높다. 이어 PC게임 26.8%, 콘솔 5% 등으로 구성됐다.

중국 외에 홍콩·대만 시장 공략에 힘쓴 것도 중화권 수출 비중 유지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한국수출입은행은 ‘K콘텐츠 수출의 경제효과’ 보고서에서 게임산업에 대해 한국수출입은행은 중화권을 포기하지 않고 홍콩·대만으로 우회 수출하는 노력을 통해 중화권에서의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몇 년간 판호발급이 제한된 점은 업계의 고민거리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2017년 판호발급이 중단됐지만 그 이전에 발급받은 게임들에서는 매출이 계속 발생했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을 허가 받아도 이후 PC 게임으로 중국에 재출시 하려면 판호를 다시 발급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시장에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됐다. 지난해 12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한국산 게임 7종에 대한 판호를 발급했다. 중국은 2016년 한한령 이후 처음으로 여러 한국 게임을 동시에 허가했다. 지난해 12월 허가된 게임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넷마블의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A3: 스틸얼라이브’,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 아크’·‘에픽세븐’, 엔픽셀의 ‘그랑사가’, 카밤의 ‘샵 타이탄’ 등이다.

국내 게임업계는 이를 계기로 중국 내에서 판호발급이 활발히 재개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중국 판호 발급이 정치적 상황에 따라 또 다시 중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다시 현지 시장 진출이 위축된다면 수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국내 게임 시장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선 모바일 외에 다른 게임분야 비중을 높이고 수출국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근거자료 및 출처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2023. 01. 02 한국콘텐츠진흥원

2021년 하반기 및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

2022. 06. 09 한국콘텐츠진흥원

K콘텐츠 수출 경제효과 보고서

2022. 05. 02 한국수출입은행

콘텐츠 수출액 사상 최대, 124억 달러 돌파

2023. 01. 04 문화체육관광부 발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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