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윤석열 밑에서 통치받는 게 창피했다”고 발언한 것이 국민의힘의 심기를 건드렸다. 국민의힘은 임기를 끝마쳐 놓고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고리로 문재인 정부 당시 ‘알박기 인사’들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밑에서 임기 마치는 게 치욕스럽다 하고 그것도 모자라 대통령 직함을 생략하는 무례를 저질렀다”며 “그리 치욕스러웠다면 스스로 중도 사퇴하는 게 떳떳했을 텐데 연봉 3억을 다 받고 이 무슨 위선과 망발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인천 남동구 민주당 인천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인천시민과의 대화’ 중 “문재인 대통령 때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임명을 받았는데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치는 게 엄청 치욕스러웠다”고 발언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강조한 것이라곤 하지만, ‘노인 비하’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상황이었던 데다, 대통령 직함을 사용하지 않은 채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근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전날(2일) 논평에서 “반성의 기미를 찾아볼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특히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태도가 ‘모순적’이라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현 정부의 국정 기조와 맞지 않는다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으면 될 일이라고 지적하면서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진정 치욕스러움을 느꼈다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을 때 당장 그만뒀어야지 왜 끝까지 임기를 마쳤는지 묻고 싶다”며 “저 사람의 사고는 진영논리에 완전히 빠져 있는 개딸 수준”이라고 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치욕스럽다는 게 너무 이해가 안 가는 게 윤 대통령 취임하고 10달 가까이 성실하게 일하셨다”며 “수치심을 견디면서 1년 가까이 고액 연봉을 받으셨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받을 거 다 받아 놓고 나와서 딴소리하시는 거 도의적으로 맞지 않다”고 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정치적 노림수가 얕다”며 “노인 비하 막말로 사고 친 것을 수습하기 위해서 개딸들에게 SOS를 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곧장 전 정부 ‘알박기 인사’에 대한 공세의 명분으로 삼았다. 윤 원내대표는 “이런 이율배반적, 모순적 치욕감이 김 위워낭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알박기 인사들의 공통된 정신세계일 수 있다”며 “현 정부에 국정철학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챙길 것 다 챙긴다는 심보로 자리를 고수하는 데 이런 자세론 업무가 제대로 될 리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도울 생각이 없다면 깨끗하게 자리서 물러나 해방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