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지난 9일 조사에서 조서 날인을 거부하고 건강상의 이유로 수사를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 뉴시스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지난 9일 조사에서 조서 날인을 거부하고 건강상의 이유로 수사를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을 두고 국민의힘 내에선 ‘수사 방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이 대표는 검찰 조사 시작 후 8시간 만에 건강상의 이유로 조사를 중단한 데다가 남은 조사를 위해 오는 12일 검찰이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 역시도 응하지 않을 조짐을 보이면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다시 사법 방해의 시동을 걸고 있다”고 운을 뗐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토요일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피의자로 검찰에 출석한 이 대표는 조서에 자신의 진술이 누락됐다고 억지를 부리며 서명 날인조차 하지 않는 등 시종일관 비협조적으로 조사에 응했다고 한다”며 “피의자가 조서에 날인하지 않으면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 점을 이용해 우선 구속영장 청구를 지연시키려는 꼼수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9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검에 출석했다. 그러나 건강상의 이유로 조사는 8시간 만에 중단됐다. 이후 검찰은 남은 조사를 위해 오는 12일 이 대표의 출석을 통보했지만, 이 대표 측은 당내 일정 등을 이유로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러한 검찰의 태도가 ‘망신 주기’, ‘정치수사’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오히려 이 대표가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전날(10일) 논평에서 “이번 조사에서 이 대표 측의 지연 전략이 극에 달했다”며 “출퇴근 단식도 ‘내 맘대로’ 하더니, 검찰청에 온 피의자가 서명날인도 하지 않고 귀가하는 것도 참으로 ‘내 맘대로’식”이라고 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뜬금없는 단식에는 다 계획이 있었다”며 “출석 전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말은 역시 허언에 불과했고 검찰의 조사 자체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또 하나의 꼼수가 등장한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해 자신의 건강마저 내려놓는 마지막 정치적 수단으로 여겨졌던 단식마저 본인 사법리스크 회피를 위한 방탄으로 이용할 거라 대체 누가 상상할 수 있었겠나”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 측이 '검찰이 조사 과정서 일부러 시간 지연을 했고 일방적 추가 소환을 통보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 원내대표는 “검찰은 단식하고 있는 피의자 보호를 위한 영상녹화조차 거부해서 조사 때의 상황을 확인할 수도 없는 걸 보면 애초부터 조사 때 괴롭힘당했단 트집을 잡아 수사 진행을 방해하려는 전략을 세운 걸로 보인다”며 “이쯤 되면 불체포 특권 포기 번복을 위한 명분 쌓기 말고는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를 받는 이유는 피해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범죄 피의자이기 때문임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며 “이 대표의 죄의 유무는 여론이 아닌 정부와 법 원칙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는 명료한 사실을 기억하고 수사 방해용 단식을 중단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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