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지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진 못하고 있다. 민주당 내 비판이 연일 거세지는 데다 친낙계(친이낙연계) 의원들까지 ‘합류 가능성’에 선을 긋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신당으로 내년 총선에서 지지층이 갈라질 수 있는 만큼, 이재명 대표가 이 전 대표를 만나 설득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 민주당, ‘이낙연 신당’ 잇단 비판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 미래(더미래)’는 15일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선언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미래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큰 어른의 느닷없는 신당 창당 선언은 희망도 아니고 새로운 정치도 아니다”라며 “그저 민주당과 지지 세력의 분열만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분열한다면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은 실패로 이어질 것”이라며 “민주당을 위기에 빠트릴 것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 심판에 앞장서주셔야 한다. 함께 했던 민주당과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를 지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전 대표를 향해 신당 창당 선언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민주당 중진 의원도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경선 때 ‘자기가 곧 민주당이다’, ‘민주당이 자기의 뼈와 같다’고 했는데, 자기가 먼저 탈당해서 신당을 만들면 그때 했던 말은 뭐가 되는가”라고 비난했다.
당내 ‘혁신계’를 자청하는 비명계(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도 이 전 대표의 행보에 우려를 표했다. 윤영찬 의원은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전 대표에게) 가시는 행보가 너무 속도가 빠른 것 같다. 좀 더 당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가셔도 되는 거 아니냐’, ‘왜 이렇게 서두르시는 거냐’ 이런 말씀을 드린 적 있다”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도 전날(14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전 대표께서 숨 고르기가 좀 필요한데 숨 고르기 없이 갑자기 링에 뛰어들어서 100미터(m)를 질주하고 계시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친낙계로 분류되는 이개호‧이병훈 의원도 ‘이낙연 신당’에 참여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이개호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하나 된 민주당만이 이길 수 있다. 지난 2016년 호남에 거세게 불었던 국민의당 바람 때에도 홀로 민주당을 지켰다”며 “지금은 민주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할 때다. 민주당은 저의 전부”라고 적었다.
이병훈 의원도 지난 13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표) 신당에 참여할 의사가 없고, 신당에 반대한다”며 “제1야당인 민주당의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 홍익표 “이재명, 이낙연 만나야”
홍익표 원내대표도 당내에 이 전 대표 신당에 합류한다는 의원은 없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15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의원들께서 ‘신당으로 가지 않겠다’는 얘기를 저한테 전달하고 계신다”며 “현재까지는 신당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홍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이 전 대표를 만나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저는 이 전 대표를 포함해서 우리당 한분 한분이 다 소중하다”며 “‘다시 강을 돌아올 수도 있다’ 이게 정치 지도자의 결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전 대표께서 우리 당과 함께 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변치 않고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이 전 대표와 이 대표가 이유불문하고 만나서 대화했으면 좋겠다”며 “‘만나서 내용도 없는 사진만 찍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때로는 사진만 찍기 위해서도 만나고 그런 노력을 하는 게 정치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그 와중에 뭔가 길이 생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더미래도 이러한 상황에 당 지도부의 책임도 있다며 소통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민주당 지도부에도 요청드린다. 당의 단결과 통합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당 지도부에 있다”며 “당내 다양한 의견을 가진 의원들을 비롯한 각 의견그룹을 적극적으로 만나 소통해 달라. 민주당의 분열은 국민의 절망이다. 통합만이 살 길”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