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11일 이후에도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슈화 기대한다면 오산”

태영그룹이 계열사 매각, 오너일가 사재출연 등을 통해 태영건설 지원에 나섰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뉴시스
태영그룹이 계열사 매각, 오너일가 사재출연 등을 통해 태영건설 지원에 나섰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태영그룹이 계열사 매각 대금 전액을 태영건설 지원에 사용했다고 전했다. 태영그룹은 윤세영 창업주 등 오너일가의 사재 출연 내역도 함께 공개했다.

하지만 태영그룹의 자구책을 두고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금융당국은 태영그룹의 자구 방안이 ‘남의 뼈를 깎는 자구안’이라고 혹평하며 이번 주말까지 수정된 자구책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최근 태영그룹 지주사 티와이홀딩스는 태영 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 전액을 지난 3일자로 태영건설 지원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윤세영 창업주 등 오너일가 사재 484억원을 출연했다고 알렸다.

티와이홀딩스에 따르면 태영 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 가운데 1,133억원은 티와이홀딩스 지분의 주식양도소득세 공제 후 금액이다. 나머지 416억원은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지분의 주식양도소득세 공제 후 금액이다.

오너일가 사재 출연 484억원은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본인의 태영 인더스트리 지분 매각 대금 416억원(주식양도소득세 공제 후)과 윤석민 회장 부친인 윤세영 창업주가 투입한 38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또한 이와 별개로 태영건설 자회사 채권 매입에 30억원이 투입됐다.

티와이홀딩스는 “태영 인더스트리 매각 외 앞서 공개한 나머지 자구계획안도 약속대로 이행해 태영건설 정상화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태영건설 살리기 본격화에도 비판 계속 

태영그룹이 자구 방안을 실천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윤세영 창업주 등 오너일가가 출연한 484억원의 경우 당초 채권단이 요구한 오너일가 사재출연 3,000억원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여기에 이번에 실행한 태영 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지원도 채권단 눈치에 마지못해 실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태영그룹은 채권단 설명회를 열고 태영 인더스트리 매각과 함께 △에코비트 매각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매각 △평택 싸이로 지분(62.5%) 담보 제공 등의 자구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당시 채권단은 오너일가 사재출연, 핵심계열사 중 한 곳인 SBS 지분 매각 등 자구 방안에 진정성 있는 대책이 담기지 않았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강석훈 KDB산업은행장은 “태영그룹이 당초 약속한 자구계획(태영 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지원)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주채권은행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구체적인 자구안이 없는 워크아웃 계획안은 채권단으로부터 75% 이상의 동의를 받기 쉽지 않다. 기존에 제시한 자구계획의 약속을 성실히 지키것을 거듭 태영그룹에 요청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태영그룹이 협력업체‧수분양자‧채권단 손실을 막겠다고 한 최소한의 약속부터 지키지 않아 당국 입장에서 우려와 경각심을 갖고 있다”며 “채권단 입장에서는 태영건설 자구계획이 아니라 오너일가 자구계획”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뼈를 깎겠다고 언급했는데 지금은 ‘남의 뼈를 깎는 노력’으로 보인다”이라고 비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11일에도 이같은 방안을 내놓고 (워크아웃에)동의하라고 할 수는 없다”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다른 채권단을 설득해야 하기에 이번 주말을 넘기면 설득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11일이 지나도 해당 이슈(태영건설 워크아웃)가 계속될 것이라고 누군가(태영그룹)가 기대한다면 그건 아닐 것”이라며 태영그룹에 최후 통첩을 날렸다.

한편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은 오는 11일 태영건설 워크아웃 결정을 위한 1차 협의회를 열 예정이다. 이때 채권단의 75% 이상이 워크아웃에 찬성해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실행된다. 

만약 워크아웃이 결정된다면 오는 4월 10일까지 태영건설을 상대로 자산 및 부채 실사가 이뤄지고 태영건설은 △PF사업장 처리방안 △재무구조 개선방안(주채권 및 보증채권의 채무조정 등) △유동성 조달방안 △회사 경영계획 및 경영관리 방안 등이 담긴 기업개선계획을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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