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퇴직자 속한 업체 수주에서 원천 배제…1점 미만 벌점도 감점 부과

LH가 앞으로 부실시공을 유발한 건설사는 입찰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 뉴시스
LH가 앞으로 부실시공을 유발한 건설사는 입찰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같은 부실시공을 방지하기 위해 중대한 구조적 부실을 유발한 건설업체는 입찰시 실격 처리하기로 했다.

LH는 지난 21일 이같은 내용 등이 담긴 건설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가장 먼저 LH는 중대한 구조적 부실 유발업체는 입찰 과정에서 실격 처리하고 입찰 시 시공평가 배점 차등을 확대해 우수업체와 불량업체 간 변별력을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LH 퇴직자가 소속된 업체는 용역 심사에서 최대 감점을 부과해 건설사업 수주를 원천 배제할 예정이다.

또한 LH는 건설 현장에서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을 방지하고자 ‘품질관리처’, ‘스마트건설처’ 등을 신설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LH는 입찰시 시공평가 배점구간을 기존 0.3점에서 0.4점으로 확대하고 중간시공평가를 도입해 총 2회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입찰시 공사관리 미흡으로 발부한 통지서의 감점을 확대하고 입찰 과정에서 1점 미만 벌점도 감점을 부과할 방침이다.

정기안전점검 대상과 횟수도 3회에서 5회로 늘리고 공사에 참여하는 시공사의 주요 기술자 근속연수를 반년에서 2년으로 강화한다. 앞으로는 고급등급 이상 기술자가 주요공종의 시공을 확인하고 감리자는 구조전문가가 포함된 현장관리전담 조직을 상설 운영해야 한다.

아울러 LH는 품질관리 혁신을 위해 본부에는 품질관리처를, 지역본부에는 품질전담부서를 각각 구성하기로 했다. 품질관리처와 전담부서는 품질시험 점검관리, 주요 자재의 품질시험, 공장 검수 등을 상시 수행하고 현장을 직접 관리하게 된다.

LH는 신설하는 스마트건설처를 통해 건설산업 디지털화, 기술집약 방식 전환 등을 추진해 부실시공을 없애고 안전‧품질을 혁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3차원 가상 공간에 설계·시공 정보를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건축정보모델(BIM) 기반 플랫폼 구축(2025년 예정) △AI(인공지능)·IoT(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스마트 통합관제 시스템 운영 △설계 도면 및 영상기록 일반 공개 등을 추진한다.

이한준 LH 사장은 “국민 안전이라는 기본가치 아래 부실시공을 없애고 고품질 주택을 건설하는 데 LH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작년 4월 말 LH가 발주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조사 과정에서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무량판 기둥의 보강 철근이 누락된 것이 가장 큰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LH는 작년 7월 말 자사가 발주한 전국 91 단지를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고 그 결과 15개 단지의 지하주차장 기둥에서 보강 철근이 누락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후 LH가 10개 단지를 조사대상에서 빠뜨렸던 것으로 나타났고 결국 5곳이 추가되면서 지하주차장 기둥에서 철근이 누락된 단지는 20개로 늘어났다.

여기에 철근 누락 조사과정에서 감리·설계 업체 다수에 LH 퇴직자들이 근무 중인 이른바 ‘전관 업체’가 포함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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