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조응천 개혁신당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경기 화성을과 남양주갑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준석 공동대표와 기념촬영 하고 있다. / 뉴시스
이원욱, 조응천 개혁신당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경기 화성을과 남양주갑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준석 공동대표와 기념촬영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제3지대 정당들이 ‘빅텐트’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준석 대표가 이끌던 개혁신당과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이원욱‧조응천)들이 개혁신당이라는 이름으로 ‘4‧10 총선’을 치르기로 한 것이다. 향후 이들이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총선 3파전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민주당 탈당파 의원들의 모임인 원칙과상식 소속 이원욱‧조응천 의원은 13일 개혁신당의 일원으로 자신들의 현 지역구인 경기 화성시을과 남양주시갑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형식적 3파전’은 만들어졌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대 양당을 싸잡아 비판하며 이들의 대안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과 조 의원은 “대통령이 국정을 잘못 수행하고 있다는 국민이 60%를 넘나드는데 민주당 지지율은 고작 30%대 초중반에 갇혀있다”며 “바로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해 모두 비판적인, 그리고 거대 양당 모두를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이 25%대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들, 하지만 그 심판의 도구로서 민주당을 신뢰할 수 없는 수많은 국민들이 제3지대를 갈망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개혁신당의 ‘화성벨트’와 ‘남양주벨트’를 구축해 지역구 동반 당선도 노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 의원과 조 의원이 각각 자신의 지역구에 재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사실상 국민의힘‧민주당‧개혁신당의 3파전 구도로 지역구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현재 이 의원이 있는 경기 화성을은 전용기 의원(비례대표)을 포함해 민주당 내에서 8명의 예비후보가, 국민의힘은 5명의 예비후보가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조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남양주갑은 민주당 2명, 국민의힘 4명, 자유통일당 1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한 상태다.

이외에도 개혁신당의 양향자 의원(경기 용인시갑)과 금태섭 전 의원(서울 종로)이 수도권에서 거대 양당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이준석‧이낙연 공동대표도 각각 대구와 호남에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개혁신당이 거대 양당에 맞서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우선 합당에 반발하는 핵심 지지층들의 이탈을 막는 것이 급선무다. 개혁신당 홈페이지에는 이낙연 공동대표와의 합당에 반발하며 탈당을 선언한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합당 과정이 너무 빠르게 진행된 것이 아니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동의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중간 과정이 모두 공유되지 않아 각자의 위치에서 혼동이 있을 것”이라며 “절차적 혼란에 대한 부분은 제가 마지막 협상에 배석했던 당사자로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적었다.

또 거대 양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을 흡수하는 것도 관건으로 보인다. 이에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거대 양당의 지지율이 각각 30%대 초반으로 묶인다면 그 말은 3분의 1씩 각 당을 지지하는 사람과, 양당에 불만인 사람이 공존한다는 얘기”라며 “여론조사에 '모름·없음’으로 답했던 이들이 개혁신당 표로 전환돼 우리가 당당히 수권 정당으로 우뚝 서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거대 양당, 개혁신당 향해 ‘견제구’

이러한 가운데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빅텐트’ 형성을 평가절하하며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들의 합당을 ‘위장 결혼’이라고 꼬집었다.

한 위원장은 “정당은 지향점과 정체성이 같아야 한다”며 “그런데 신당은 그 정체성이라는 게 정말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신당이 태동하게 된 이유는 선거제 때문”이라며 “선거에서 배지를 갖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모인 것이다. 일종의 영주권을 얻기 위한 위장 결혼을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개혁신당을 향해 ‘잡탕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온갖 세력이 잡탕밥을 만든 개혁신당은 ‘페미친문좌파 정당’이 됐다”며 “이준석 대표가 드디어 자신과 잘 어울리는 옷을 입게 된 것을 축하한다”고 비꼬았다.

장 전 최고위원은 “개혁신당도 최선을 다해 우리 사회의 친문 세력, 페미니스트, 전장연, 좌파 운동가들을 잘 대변하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며 “다만 정치인은 지지자를 속이면 안 된다. 방송에서 자강을 외치고 상대를 비판하던 인물들이 뒤로는 밀실에서 야합하고 있었다면 앞뒤가 다른 내로남불”이라고 직격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KBS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나와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이번에 전격적으로 합당을 했다는 것을 볼 때 실질적으로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전술적 선택이라고 볼 수가 있다”며 “각자도생을 했을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또 “정당의 창당이라고 하는 것은 크게 볼 때 명분이 있어야 되는 것”이라며 “(개혁신당이) 어디로 갈지 국민들에게 피부에 와닿지 않기 때문에 방향성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낙연 공동대표가 이준석 공동대표의 개혁신당에 흡수됐다고 평가했다. 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가 무슨 소리를 해도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한 탈당파 의원들은 이준석(대표)에 흡수된 것”이라며 “통합 개혁신당은 이낙연과 이준석 두 사람을 공동대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당법상 ‘개혁신당’의 법적 대표자는 이준석이고, 따라서 이준석의 직인이 아니면 법적 효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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