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준석 공동대표가 4월 총선 지휘권을 맡기로 하면서 개혁신당의 내홍이 격해지는 모습이다. 최고위원회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온 이낙연 공동대표 측은 ‘사당화’라며 공개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이준석 공동대표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표결에 따른 정당한 결과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양측의 물러섬 없는 갈등에 정치권에서는 총선 직전 분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개혁신당 최고위원회는 19일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권한을 이준석 공동대표가 공동 정책위의장과 협의하여 시행하는 내용의 안건을 가결했다. 또한 당 지도부는 △당원자격 심사위원회 설치의 건 △중앙당 산하에 ‘4대 위기 전략센터’ 신설 안건도 의결했다. 또한 국민소통위원장에 홍서윤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 대변인을 임명키로도 했다.

하지만 이날 의결 과정은 혼란 그 자체였다.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위임하기로 한 총선 지휘권을 두고 이낙연 공동대표 측이 공개적으로 반발했기 때문이다. 이낙연 공동대표 측 세력인 ‘새로운미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대표가 비공식적으로 사당화를 관철하였다면,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공식적 절차를 앞세워 사당화를 의결하고 인정하기를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김종민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전두환이 국보위를 만들어 위임해달라고 국회를 해산한 것과 뭐가 다르냐”고 맹폭했다.

이낙연 공동대표 측은 공당의 업무를 1인에게 위임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비공개회의 중 나와 기자들과 만나 “선거운동 전체를 이준석 개인한테 맡기면 이건 민주정당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구체적 방식이 없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 정책 결정권을 위임해 달라는 것인데 어떤 민주정당에서 정책을 검토도 안 해보고 개인한테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공당으로서의 ‘절차’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준석 공동대표로의 일원화 자체가 이낙연 공동대표를 배제하는 모양새라는 점도 불만의 요지다. 김 최고위원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2월 9일 통합신당 합의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낙연으로 정했다”며 “전권을 주려면 이낙연 대표에게 줘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이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새로운미래도 이날 입장문에서 “이는 2월 9일 통합 합의를 깨는 결정”이라고 했다.

◇ 이준석 측 ‘신속성’ 강조

하지만 이준석 공동대표 측은 이러한 반발 자체가 불필요한 논쟁이라는 시선이다. 총선이 채 50여 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 운동 과정의 ‘신속함’을 위해선 불필요한 과정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인식도 담겨 있다. 허은아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신속성과 혁신상을 담보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공동대표도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무총리까지 지낸 이낙연 대표는 신중하고 완결성을 추구하는 측면이 있다”며 “속도감이 다소 희생될 수밖에 없다”는 했다. 다만 그는 “어떤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해서 이낙연 대표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사당화라는 비판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미래를 제외하면 모든 세력이 동의를 한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아울러 표결에 따라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이낙연 공동대표 측의 반발을 다소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도 내비쳤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날 토론회 후 기자들을 만나 “5개 정파 중 4개 정파가 동의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언론인들께서 잘 아실 것”이라며 “사당화는 이럴 때 쓰는 표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양측의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념과 노선이 다른 상황에서 불안한 상태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예견된 일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김용태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개혁신당의 갈등은 이제 본격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공약이라든지 선거 지위 갖고도 이렇게 싸우는데 비례대표 결정 권한을 가지고도 분명 크게 싸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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