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4·10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의 신경전도 점점 거세지는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의 공천에 대해 ‘패륜 공천’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맞받아치면서다.

한 위원장은 11일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관심을 끌기 위한 말초적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패륜이 뭔가. 패륜 형수 욕설, 배우 관련 의혹, 검사 사칭, 대장동 비리, 음주 운전, 정신병원 의혹. 제가 너무 많아서 할 말을 못 하겠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10일) 오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패륜 공천’으로 국민을 능멸하고 있다”며 “국정 실패를 책임지기는커녕 오히려 그 책임자들에게 국회의원 후보 공천장으로 꽃길을 깔아주는 패륜 공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여당의 후보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사면 공천’, ‘음란 공천’, ‘돈봉투 공천’, ‘친일 공천’, ‘극우 공천’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 남은 것은 심판뿐”이라며 “(4월 10일은) 경제폭망, 민생파탄, 민주파괴를 심판하는 날이다. 무 정권에 대한 심판의 날이자 패륜 공천에 대한 심판의 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친일 공천이라고 했던가”라며 “일제 샴푸 법카 의혹”이라고 맞받아쳤다. ‘극우 공천’과 관련해서는 “일베 의혹”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대단한 건 이걸 다 이 대표 한 명이 했다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이 대표를 공천하는 것이야말로 패륜 공천이라고 국민들께서 생각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이 대표와 이해찬 대표, 김부겸 전 총리 등으로 구성된 ‘3톱’ 선대위 체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이제는 바쁘시지 않나. 재판을 다수해야 할 것 아닌가”라며 “혼자 선거를 지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비꼬았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이 대표의 ‘2찍’ 발언을 직격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8일 인천 계양구 한 식당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한 남성 유권자에게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했다. 해당 발언이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뽑았던 유권자들을 비난하기 위한 용어란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이 대표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대단하 부적절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한 위원장은 “주권자인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봐야 그런 말이 나오는지 한심스럽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 “이 대표의 막말과 천박한 언행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그런 것에 익숙해져 있는 것이 참 서글픈 일”이라며 “본인이 잘못했다고는 말해놨다만, 잘못했다는 말은 앞에 한 마디 있고 뒤에는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고 써뒀다. 그게 무슨 사과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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