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도피성 출국 논란이 불거진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대사는 “체류하는 기간 동안 공수처와 일정이 잘 조율돼 조사받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 대사는 이날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저와 관련해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선 제가 이미 수차례 걸쳐 그런 의혹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오늘 다시 중복해서 말하진 않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사는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의 수사를 받던 중 주호주대사로 출국했다. 지난 8일 법무부가 출국금지를 해제한 지 이틀 만이다. 야권은 이에 대해 ‘도피성 출국’이라고 맹폭했다. 대통령실로 향하는 수사의 길목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다.

당초 이 대사는 4월 말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상보다 이른 귀국을 하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사의 출국 논란이 민심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데다, 당정갈등으로까지 확산되자 여권이 명분을 앞세워 사태를 수습하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다만 이 대사는 “제가 임시귀국한 것은 방산협력 관련 주요국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 대사는 “향후 일정과 관련해서 다음 주는 방산협력 관련 업무로 상당히 일이 많을 것 같다”며 “그 다음주는 한국-호주 간 계획돼 있는 외교·국방장관 2+2 회담 준비와 관련한 업무를 많이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 업무가 전부다 호주대사로 해야 할 중요한 의무”라며 “그 업무에 충실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이 대사의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부와 여당이 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나빠지고 선거에 불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급히 이 전 장관을 귀국시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대사는 이날 거취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