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친문계(친문재인계) 핵심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8일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며 손을 맞잡았다. 이 대표와 임 전 실장의 만남은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생긴 계파 갈등 이후 처음이다.

이 대표와 임 전 실장은 이날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인근에서 열린 전현희 중‧성동갑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만났다. 이들은 전 후보의 유세를 들으면서 대화를 하거나 손을 잡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윤석열 정부 심판을 위해 힘을 합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유세에서 임 전 실장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존경하는 임 실장님이 이 자리에 함께하셨다”며 “우리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드는 데에 모두가 힘을 합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함께 반드시 이 나라가 민주공화국임을 선포하고 4월 10일에 국민들의 승리를 이끄는 심판의 날을 맞이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이 나서야 할 때다. 국민께서 이 나라의 주인이 국민임을 선포해 주길 바란다”며 “전 후보가 그간의 능력을 여러분께 보여주셨고, 이제 성동을 위해서 일하실 것”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은 유세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진보‧보수‧중도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이 정권의 오만‧독선‧무능‧부도덕 등에 대해서 국민들의 마음이 모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정권은 더는 봐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래서 이번 총선이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민심이 어느 한쪽 진영에만 있는 것이 아닌 국민 전체의 가슴에 깊게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총선의 민심은 압도적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이다. 그거는 보수‧진보, 남녀노소가 없다”고 설명했다.

임 전 실장은 ‘이 대표와 따로 나눈 말이 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러 가지 나눴다”고 했고, ‘함께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물론”이라고 답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중‧성동갑의 출마하려고 했으나, 컷오프(공천 배제)된 바 있다. 임 전 실장의 컷오프로 ‘문명(문재인-이재명) 갈등’의 뇌관이 터졌다는 분석이 나왔고, 탈당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