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4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나온 ‘간첩‧전북’ 발언에 대해 망언이라며 맹비판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에게 단호한 조치를 요구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분당대회’에서 끝내 일베(일간베스트) 수준의 망언이 나왔다”며 “사회를 본 김병찬 전 아나운서와 양종화 광주 북구을 당협위원장이 ‘박수를 안 친 분들이 어디서 오셨을까’라며 ‘간첩이냐, 전라북도 따로 해야 하나’라고 전북 도민을 간첩으로 동일시하고 비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북 도민이 간첩인가. ‘호남 간첩’은 일베 등 극우성향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혐오 표현으로 한 사람도 아닌 두 사람의 호흡으로 일베식 혐오 발언을 완성한 것”이라며 “사회자의 ‘불편했다면 양해 부탁드린다’라는 진정성 없는 사과가 끝인가. 제대로 사과부터 하시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장 최고위원은 “지역주의를 부추긴 멘트에 대한 한 대표의 단호한 조치를 두고 보겠다”고 했다.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인 한병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여당의 전북 비하, 제정신인가”라며 “정부‧여당의 전당대회에서 발생한 일이라고는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북도민은 국민이 아닌가. 더욱이 전당대회에서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발언이 공공연하게 나온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전북 홀대’를 넘어 ‘전북 비하’에 나선 윤석열 정권을 규탄한다. 180만 전북도민을 비하한 국민의힘에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한다”고 적었다.
전날(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사회자들은 지역별로 함성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간첩‧전북’ 발언을 했다. 김 전 아나운서가 “지금까지 박수를 치지 않은 분들이 꽤 계십니다. 이분들은”이라고 말하자, 양 당협위원장은 “어디서 오셨을까요”라고 말을 이어갔다. 이어 김 전 아나운서가 “정체를 밝힐 수 없는 어떤 간첩이라든가”라고 했고, 양 당협위원장은 “아 그래요? 전라북도? 따로 해야 되나요?”라고 발언했다.
이러한 발언에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아무리 호남이 국민의힘에 호의적이지 않기로서니 간첩을 운운하며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인가”라며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일갈했다.
강선우 의원도 “‘정신 나간’ 국민의힘이 뭐라고 또 변명을 하나 봐야겠다”며 “새로운 국민의힘 지도부의 출발을 알리는 ‘전북 비하’가 아주 걸출하다. 혐오‧지역주의‧갈라치기‧색깔론이 국민의힘 당헌‧당규인가”라고 쏘아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