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강원랜드의 ‘수장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어느덧 11개월째 이어지며 1년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8월 신임 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됐지만, 두 달이 넘도록 사장 공모는 ‘감감무소식’이다. 윤석열 정부가 극심한 혼돈에 빠지며 사장 선임이 더욱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 곧 있으면 1년… 윤석열 정부 ‘혼돈’에 더 미뤄질까 우려
‘사장 없는’ 강원랜드의 행보가 11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12월 1일 이삼걸 전 사장이 돌연 물러났다. 당초 올해 4월 7일까지였던 임기를 4개월여 남겨둔 시점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낙하산’ 논란 속에 취임해 정권이 바뀐 뒤 ‘알박기’란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도 자리를 지켰지만, 끝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후 어느덧 11개월이 지났지만 강원랜드는 여전히 ‘사장 직무대행체제’다. 이삼걸 전 사장이 물러나기 직전 부사장으로 선임돼 지난해 12월 5일 공식 취임한 최철규 부사장이 취임과 동시에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최철규 부사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을 지낸 바 있는 인물로, 대통령실을 떠난 지 반년 만에 강원랜드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당초 4월 총선이 지나면 본격적인 신임 사장 절차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강원랜드가 신임 사장 선임을 위한 움직임에 착수한 것은 이보다 훨씬 늦은 지난 8월말에 이르러서다. 제214차 이사회를 통해 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했다. 이삼걸 전 사장이 물러난 지 9개월이 지난 시점일 뿐 아니라, 이삼걸 전 사장의 기존 임기만료를 기준으로도 4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임추위는 비상임이사 3명, 외부위원 1명, 회사 구성원 대변자 1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됐으며 임원후보자 모집방법 결정 및 심사, 임원후보자 추천 결정 등의 역할을 한다. 그런데 임추위 구성 이후에도 지지부진한 행보가 지속되고 있다. 두 달이 훌쩍 지났지만, 강원랜드 신임 사장 후보자 공모 공고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전 신임 사장 선임 절차와 비교해 봐도 차이가 크다. 이삼걸 전 사장이 선임될 당시엔 2020년 11월 17일에 임추위가 구성돼 2주 뒤인 그해 12월 2일 사장 후보자 공모 공고가 이뤄진 바 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측은 “임추위 구성 이후 추석 명절과 국정감사 등으로 사장 후보자 공모 공고가 다소 지연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강원랜드는 앞서도 사장 공백을 겪는 일이 적지 않았다. 불미스런 일이나 정권 교체, 출마 등과 관련해 임기를 마치지 않고 떠난 사장이 많았고, 그때마다 뜻밖의 사장 공백을 겪어야 했다. 다만, 사장 공백 기간이 11개월을 넘어 1년을 향하고 있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엔 최흥집 전 사장이 강원도지사 출마를 이유로 물러난 뒤 함승희 전 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9개월의 사장 공백이 최장이었다.
문제는 이미 길어질 대로 길어진 사장 공백 상황이 향후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사장 후보자 공모 공고가 이뤄지더라도 통상적인 사장 공모 절차와 3월에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를 일정을 고려하면 빨라야 내년 3월 말 무렵에나 사장 선임이 마무리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윤석열 정부가 극심한 혼돈에 빠지면서 강원랜드의 사장 선임이 더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까지 더해진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임추위 위원 중 교수들도 포함돼있어 학사일정 등을 고려해 공모 형식과 일정 등을 조율한 뒤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