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마켓이 티몬 인수를 확정했다. / 뉴시스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마켓이 티몬 인수를 확정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마켓이 대규모 판매 대금 미정산 논란을 일으켰던 티몬 인수를 확정했다. 이로써 오아시스는 티몬의 인프라를 확보하고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게 됐다.

◇ 법원, 티몬 회생계획안 ‘강제인가’… 오아시스 “티몬 정상화에 매진할 것”

서울회생법원이 티몬의 회생계획안을 강제인가했다. 지난 20일 관계인집회서 회생계획안이 동의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된 가운데, 티몬 관리인 측이 채무자회생법 제244조에 따라 권리보호조항을 제시하며 강제인가를 요청한 데에 대한 조치다.

앞서 오아시스마켓은 티몬이 지난해 9월 인가 전 M&A 승인을 받음에 따라, 올해 3월 티몬 인수를 위한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어 다음 달인 4월 법원으로부터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인수 대금은 116억원에 추가 운영자금 65억원이 더해진 181억원 수준이다.

본래 오아시스의 티몬 인수가 확정되기 위해선 지난 20일 있었던 관계인집회서 티몬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가결돼야 했다. 다만 이는 부결됐다. 회생담보권자 중에서 4분의 3 이상, 회생채권자 중에서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가운데, 상거래채권 회생채권자 조에서 법정 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티몬 측은 강제인가를 요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며 인수가 확정됐다.

재판부는 회생계획안이 상거래채권 회생채권자의 조에서 다수 동의를 얻지 못하며 부결됐지만, 회생담보권자와 회생채권자,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이 부합함을 이유로 강제인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동의하지 않은 채권단도 계시기에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다”면서 “인수가 확정된 이상 앞으로 티몬의 정상화를 위해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아시스마켓은 티몬을 자사와의 물리적 결합이 아닌 티몬의 현재 브랜드를 유지하며 재건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 뉴시스
오아시스마켓은 티몬을 자사와의 물리적 결합이 아닌 티몬의 현재 브랜드를 유지하며 재건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 뉴시스

◇ “티몬, 오아시스와 물리적 결합 아닌 ‘브랜드 재건’”

오아시스는 지난 2011년 신선식품 직매입을 기반으로 설립된 이후, 흑자기조를 꾸준히 유지해 온 업체다. 2018년 온라인 플랫폼 ‘오아시스마켓’을 출시하면서 사업 범위를 확장한 바 있다. 

오아시스는 올해 1분기 기준 약 200만명의 회원 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오픈마켓 사업을 운영해 오던 티몬은 회원 수가 400만~500만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업계서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인지도가 다소 낮은 오아시스가 티몬 인수를 통해 유통망과 고객층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작년 미정산 사태로 티몬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하락하면서 판매자들이 이탈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오아시스는 “업계 최저 수수료와 구매확정 후 익일 정산시스템을 즉시 도입해 기존에 피해를 입은 셀러들을 지원하겠다”면서 “임직원 급여와 회사 운영비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재원을 투입하고 직원 고용안정과 회사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티몬의 운영 방향은 오아시스마켓과의 물리적 결합이 아닌 티몬의 현재 브랜드를 유지하며 재건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티몬의 강점이었던 기존 오픈마켓 비즈니스를 다시 활성화하는 한편, 티몬만의 특색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최근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인 빠른 배송 서비스를 결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탑재할 예정라는 것이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티몬 인수와 관련해 “대규모 해외 자본이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지속 공략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우려에서 시작됐다”면서 “1세대 이커머스 대표주자였던 티몬을 정상적으로 회생시킴으로써 토종 플랫폼의 저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일부 대형 플랫폼으로 집중되며 소비자들의 서비스 선택지 및 셀러들의 유통망 선택지가 줄어드는 상황”이라면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새로운 대안이 계속 등장해야 건전한 시장 문화가 정착될 수 있고, 티몬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티몬의 정확한 리오프닝 시점과 구체적인 운영 계획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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