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硏, 폐플라스틱 플라즈마 전환 공정 개발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은 ‘플라즈마 활용 폐유기물 고부가가치 기초원료화 사업단’이 다양한 종류의 폐플라스틱을 엄격한 선별 과정 없이 플라스틱 원료로 되돌리는  플라즈마 전환 공정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한국기계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은 ‘플라즈마 활용 폐유기물 고부가가치 기초원료화 사업단’이 다양한 종류의 폐플라스틱을 엄격한 선별 과정 없이 플라스틱 원료로 되돌리는  플라즈마 전환 공정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한국기계연구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국내 연구진이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 플라스틱을 엄격한 선별 과정 없이도 재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토양오염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독 물질 등 문제 해결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은 ‘플라즈마 활용 폐유기물 고부가가치 기초원료화 사업단’이 다양한 종류의 폐플라스틱을 엄격한 선별 과정 없이 플라스틱 원료로 되돌리는  플라즈마 전환 공정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및 다수 대학 연구기관이 참여 진행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혼합 폐플라스틱을 플라즈마를 이용해 에틸렌과 벤젠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공정이다. ‘물질 제 4의 상태’라 불리는 플라즈마는 기체가 초고온 상태로 가열돼 전자와 양전하 이온으로 분리된 것이다. 이 상태의 물질은 기존 열분해보다 훨씬 빠른 반응 속도와 높은 에너지 전달 특성을 가진다.

기계연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100% 수소를 사용하는 고온 플라즈마 토치를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혼합 폐플라스틱을 1,000~2,000℃의 초고온에서 0.01초 이내에 분해하는 데 성공했다. 

반응온도와 시간에 대한 제어를 통해 생성되는 물질은 플라스틱 제조의 핵심 원료인 에틸렌과 벤젠이다. 선택도는 70~90%, 에틸렌 수율은 70% 이상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제 과정 후에는 99% 이상의 고순도 원료를 확보할 수 있다.

사업단에서 개발한 이번 플라즈마 공정엔 100% 수소 기반 운전 방식을 도입했다. 초고온에서 빠른 분해를 통해 고분자 구조를 효율적으로 깨뜨리고 고온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탄소 생성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플라즈마 토치 기술은 장기 운전 안정성이 높아지고 부산물인 왁스와 경질 탄화수소도 동시에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전체 생성물의 70~80% 이상도 재활용 가능한 특정 원료인 에틸렌과 벤젠으로 선택적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기존 열분해에서 활용이 어려웠던 왁스까지 80% 이상의 선택도로 전환해 에너지 효율까지 높였다.

기계연은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현재 약 1% 미만인 국내 폐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팀은 2026년부터 국내 실증 사이트에서 장기 운전 검증을 진행해 상용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송영훈 사업단장은 “세계 최초로 혼합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전환하며 경제성을 갖춘 공정을 확보했다”며 “실증과 사업화를 통해 폐기물과 탄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훈 질소자원화전략연구단장은 “이번 연구과정에서 공정 기술과 함께 여러 요소기술이 확보됐다”며 “이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의 온실가스 처리, 고품질 소재 생산 등으로도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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