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구 잠원로에 위치한 한신공영빌딩. <다음거리뷰캡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중견건설사 한신공영이 2세 경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최근 창업주인 최용선 회장의 장남 최문규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한 것. 올해 47세인 젊은 후계자가 켜켜이 쌓여있는 난제들을 풀고 연매출 2조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2조 기업 짊어진 47세 경영인… 풀어야할 과제 산적

‘시평 18위’ 한신공영에 2세 시대를 연 주인공은 최문규 총괄부사장이다. 최근 최 부사장은 단독대표이던 태기전 사장과 함께 한신공영의 살림을 도맡을 대표이사 자리에 앉게 됐다. 올해 47세인 최 부사장이 비교적 젊은 나이에 대표 자리를 꿰찰 수 있던 건 부친인 최용선 회장으로부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한신공영은 주택사업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매출액은 1조7,722억을 기록하면서 2000년 초반때 보다 2배 이상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700억원 가까이에 이르면서 400억원대에 머물렀던 전년보다 70% 가량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266억6,968만원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호실적으로 후계자에 대한 검증이 끝났다고 건 무리라는 지적이다. 태기전 사장은 물론 최용선 회장이 활발하게 경영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 아래서, 최 부사장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즉 대표이사가 된 지금부터야 말로 최 부사장은 회사 안팎에서 자신의 경영 능력을 입증할 중대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최 부사장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기업의 이미지 개선이다. 지난 2014년 시장에 큰 충격을 던져준 분식회계의 그림자가 걷히고 있는 최근, 이번엔 혈세낭비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지난 2년이라는 시간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한신공영이 시공한 ‘월미은하레일’은 혈세 853억원이 투입돼 완공됐다. 인천의 랜드마크로 기대를 모았지만 부실공사가 확인되면서 단 한 차례의 운행도 하지 못하고 흉물로 전락했다. 전시행정의 대표적인 예로 꼽히고 있는 월미은하레일은 현재 한신공영과 발주처인 인천교통공사 양측이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 한신공영 신임 대표이사에 오른 최문규 부사장. <한신공영>

◇ 늪에 빠진 승계 열쇠 ‘코암시앤시’… 구원책은?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일도 급선무다. 시평 18위의 한신공영은 중견사 맏형격인 호반은 물론, 시평 17위의 계룡과 19위의 태영건설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시평순위와 외부에 인식된 기업의 포지션이 불일치 한다는 판단아래 올해부터는 광고와 홍보 업무를 강화해 자사의 아파트 브랜드인 ‘한신더휴’ 등 회사의 이름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그간 기획부에 속해있던 홍보 업무를 최근 업무 연관성이 높은 마케팅부서로 이관됐다. 별도의 홍보팀을 꾸린 것은 아니나, 뒤처진 기업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한신공영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신공영의 모태이자 최대주주인 ‘코암시앤시개발’의 부진도 최 부사장에게는 부담이다. 자회사인 한신공영이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모기업인 코암시앤시개발은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부동산 개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무려 72% 감소한 24억원에 그쳤다. 향후 지분 승계를 통해 코암시앤시개발의 최대지주로 등극할 최 부사장으로서는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다만 현재까지 최 부사장은 보유하고 있는 이 회사의 지분은 단 1주도 없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단계에서 지분 승계에 대해서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기는 건 시기상조”라면서 “코암시앤시개발과는 사업 영역이 달라 두 회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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