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연일 국민의힘 복당에 불을 피우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와 관련해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연일 장외에서 복당의 불을 지피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속내가 복잡한 모습이다. 향후 대선을 앞두고 모두를 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여전히 반대 기류도 새어 나오면서 국민의힘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4일 국민의힘에선 홍 의원의 복당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불씨는 홍 의원이 지폈다. 그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떠나가는 문 정권이야 가버리면 그만이지만, 남아있는 오천만 국민들의 미래가 암담하다”며 “노마지지(老馬之智)의 역량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노마지지(老馬之智)는 ‘늙은 말의 지혜’라는 뜻으로 경험을 쌓은 사람의 지혜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치권에선 홍 의원이 이 말을 꺼내 든 것에 대해 사실상 자신의 경륜을 강조하며 명분을 쌓기 위함이란 해석이 나온다. 정권 교체 과정에서 역할과 복당에 힘을 싣는 것이란 설명이다.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이 향후 ‘대권 행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국민의힘으로의 복당은 필수적인 사안이다. 문제는 당내에서 복당에 대한 분위기가 모아지지 않은 채 내년 대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홍 의원으로서도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홍 의원은 재보선 승리 이후 꾸준히 복당 의지를 내비쳤다. 사실상 자신의 복당을 막아온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러나면서 ‘때가 됐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지난달 15일 페이스북에 “외부 사람도 합당하고 영입하자고 외치는 마당에 일시 외출했던 자기 집사람의 귀가도 막는다면 당원과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게 대표적이다. 그는 이 당시에도 ‘염량세태(炎凉世態‧권세가 있을 때는 아첨하다 권세가 떨어지면 푸대접한다는 의미)’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해 의중을 드러낸 바 있다.

당내 중진 의원들은 홍준표 의원의 복당에 대해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홍 의원 복당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뉴시스

◇ 복당 ′청신호′ 켜지나?

홍 의원이 연일 복당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문제는 당내에서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특히 당의 ‘쇄신’을 강조하는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홍 의원의 복당에 대해 ‘과거로의 회귀’라는 부정적 인식이 드러난다. 

당 대표 출마의사를 밝힌 초선 김웅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원들이 별로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몇 리더들께서 마음속에 있는 말을 막 하다 보니 선거를 망치고 이런 경우가 많았다”며 “당원들을 생각하고 당을 생각하는 그런 자세, 그리고 변화를 하겠다는 마음이 있어야 들어오실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권 통합에 있어서 홍 의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지난달 12일 “홍 의원 복당 명분으로 야권의 더 큰 화합을 내세우기에는 명분이 궁색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다만,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 밖에 인사들을 모두 끌어 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다는 점에서 복당의 ‘청신호’가 켜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장 복당에 긍정적 입장인 김기현 의원이 새 원내 사령탑에 오른 데다가, 당 대표 후보군에서도 복당에 긍정적 기류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주호영 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홍 의원 복당에 힘을 싣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일각에서 받으면 안 된다는 얘기는 나오고 있지만, 그래도 중진들 의견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하고 초선의원들도 딱히 거부 반응이 없어 생각보다 비관적이지 않다”며 “호불호가 엇갈리긴 하지만 홍 의원의 복당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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