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대구 ‘여행금지’ 결정 이어 한국발(發) 입국자 선별검사 결정
미국 내 코로나 확진환자 증가… 한국 상황 따라 美 추가 조치 가능성 배제 못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경아 기자  미국 국무부가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는 대구 지역에 대한 ‘여행금지’를 결정한 데 이어, 한국발(發) 입국자에 대한 선별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내 확진자가 3일(이하 현지시각) 현재 102명으로 늘어나고 6명의 사망자까지 나온 데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미 보건당국은 “모든 것은 테이블 위에 있다”며 한국에 대한 추가조치도 시사했다.

미 국무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2월 29일 한국의 대구와 이탈리아의 일부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인 4단계 ‘여행금지’로 격상했다. 국무부는 특히 4단계 경보지역으로 한국의 대구를 특정했다. 다만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 자체는 3단계인 ‘여행재고’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총괄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1일 폭스뉴스 ‘선데이모닝 퓨처스’에 출연해 “코로나바이러스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이탈리아와 한국의 경우, (코로나19의) 영향을 받는 지역에 대해 미국인들의 여행금지를 권유하는 4단계 여행경보를 발령하기를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다”고 말했다. 

같은날 주무장관인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 역시 폭스뉴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여행금지’는 올바른 조치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항상 테이블 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여행경보 격상에 이어 한국과 이탈리아 발(發) 입국자 전원에 대해 선별검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미 보건당국 관계자는 “이탈리아와 한국·이란에서 입국하는 여행자들이 새로운 제안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미국은 한국·이탈리아 양국과 함께 출·입국자에 대한 심사과정을 조정하며 협력하고 있다”는 펜스 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미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높아지면서 코로나19 고위험국 여행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에 대한 ‘입국제한’ 가능성도 거론됐다. 에이자 보건부 장관은 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에 대해서 적용했던 절차를 활용하는 방안을 살펴볼 수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이탈리아와 한국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여행을 금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에 대한 입국도 금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은 한국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향후 상황에 따라 추가 조치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일주일 사이 한국과 이탈리아 입국규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급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일주일 전인 2월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이탈리아에 대한 여행과 입국금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금은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상황은 물론 미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상황에 따라 한국에 대한 미국의 조치는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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