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서울에서 미래통합당에 역전 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민주당이 긴장하고 있다./뉴시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서울에서 미래통합당에 역전 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민주당이 긴장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4‧15 총선 압승 후 4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 위기에 봉착했다. 여당에 대한 민심 흐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총선 이후 여권에 악재가 거듭되면서 민주당 지지율이 서울에서 미래통합당에 역전 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민주당은 4‧15 총선에서 서울 지역구 49개 의석 중 41개를 싹쓸이하고 통합당은 불과 8석만 차지했었다.

지난 30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tbs 의뢰로 27~29일 실시한 7월 5주차 주간 집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결과, 통합당의 서울 지역 지지율은 전주 대비 10.6%포인트가 올라 40.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의 서울 지역 지지율은 전주보다 3.9%포인트 하락해 31.4%였다. 전주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서울에서 통합당에 4.8%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통합당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민주당이 하락하면서 격차가 오차범위 밖인 9.4%포인트로 벌어졌다.

통합당이 서울에서 민주당을 앞선 것은 43주 만이다.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가 진행되고 있던 지난해 10월 2주 조사에서 33.8%를 얻어 민주당(32.5%)을 앞선 바 있다. 또 통합당이 서울에서 40%대 지지율을 넘긴 것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전국 지지율은 민주당이 전주 대비 0.4%포인트 올라 37.9%, 통합당이 0.9%포인트 상승해 32.6%를 기록했다.

다른 기관의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이 통합당에 역전을 당한 정도는 아니지만 두 당의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의 7월 5주차(28~30일) 정당 지지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서울 지역의 경우 민주당이 30%, 통합당이 23%를 기록했다. 그러나 7월 4주차(21~23일) 조사에서는 서울에서 민주당이 41%, 통합당이 22%였다. 7월 4주차에서는 민주당과 통합당의 지지율 격차가 19%포인트였지만 5주차에서는 7%포인트로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론조사 기관별로 지지율의 차이는 있지만 서울에서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은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다.

◇ “대오각성하고 초심으로 돌아가자”

이 같은 흐름은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채 스스로 세상을 떠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쇼크’ 여파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 여권의 행정수도 이전 추진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서울 천박’ 발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31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전국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곳이 서울이다”며 “그것이 지지율로 연결됐을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면 지지율이 회복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여당의 지지율 하락 흐름은 계속 지속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역대 정권들을 보면 사회‧정치 분야 개혁으로 점수를 획득했다가도 경제 문제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지지율 하락세에 대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8월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와 관련 “부동산 가격 폭등이 제일 큰 문제”라며 “고위공직자들의 다주택 보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문제에 대한 굼뜬 대응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민주당이 초심을 잃고 과거 한나라당 때처럼 권력에 취해 오만해 보였던 모습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제는 대오각성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심기일전해야 할 때이고 그렇지 않으면 내년 보궐선거와 대선, 지자체 선거에서 큰 위협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민주당은 민심 이반 흐름을 탈출하기 위해 행정수도 이전의 정당성을 설파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은 우원식 의원을 추진 단장으로 17명으로 구성된 ‘행정수도완성추진 태스크포스(TF)’도 띄웠다.

또 부동산 가격 폭등의 원인이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의 내용이 담긴 이른바 ‘박근혜정부 부동산 3법’에 있다고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2014년 새누리당이 주도한 부동산 3법이 아파트 주택시장 폭등의 원인이 됐다”며 “통합당도 부동산 과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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