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낙연 의원의 자가격리에도 불구하고 전당대회를 당초 예정한 29일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9일 전당대회를 강행하기로 했다. 당대표 후보에 나선 이낙연 민주당 의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황에서 ‘후보 없는 전대’를 치루게 됐다.

장철민 민주당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대변인은 21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준위에서 의결 사안으로 8‧29 전당대회 일정은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결정에는 그간 ‘비대면(Untact)’ 전대를 위한 철저한 준비가 돼 있다는 자신감이 깃들어 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비례연합정당 창당 여부, 비례대표 후보자 선발 등을 온라인 투표로 치른 바 있다. 최근 전대 과정에서도 수해 및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자체 유튜브 채널을 이용한 합동연설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장 대변인은 “원래부터 비대면 전국 대의원대회 진행을 준비했고, 당장 3일 후인 24일부터 권리당원,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된다”며 “이미 온라인 플랫폼이 완비됐고, 활용해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후보자 한 분 출석 여부만으로 전당대회 일정을 변경하는 것은 당원과 국민의 신뢰를 저하하고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빨리 차기 지도부를 구성해 매끄러운 국정 운영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전날(20일) 페이스북에 “수해 피해와 코로나 재확산으로 나라가 어지럽고 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새 지도부가 들어서서 당을 추스르고 재정비해 안정감 있게 끌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오는 22일 수도권 합동 연설회는 당사에서 생중계 하기로 했다. 자가 격리 중인 이 의원은 사전 녹화영상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선거운동을 치뤄야 하는 상황에서 후위 후보들의 막판 뒤집기 동력도 사라진 모양새다. /뉴시스 

◇ ′막판 뒤집기′ 동력 사라져

온라인 선거 운동과 일정도 예정대로 진행되면서 후위 후보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운동이 극히 제약되 판을 뒤집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대낙(어차피 당대표는 이낙연)’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판세가 기운 상황이 더욱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앞서 김부겸 전 의원은 이 의원의 자가격리와 관련해 전당대회 일정 연기를 요구했다. 김 전 의원은 “이 후보의 자가 격리로 상호 TV토론, 대의원대회 후보자 연설 등 가장 중요한 선거운동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며 “선거 일정의 중지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규백 민주당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은 이날(21일) 오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를 연기하려면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진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악화일로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이)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원래 당내 선거의 경우 조직기반이 마지막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 국민 여론의 관심이 많아지면 변수가 더 커지기도 했다”며 “(이번 경우) 다른 후보들이 전당대회 선거운동을 활발히 할 수 있는 조건이 됐으면 동력이 됐을 텐데 그 동력마저도 소진이 돼버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후보들은 당의 결정을 존중하며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아쉬워 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이에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 때문에 선거운동을 많이 제약받게 되신 김부겸, 박주민 후보께 거듭 송구스럽다”라며 “당에도 걱정과 고민을 드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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