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출시 후 월 평균판매 43대꼴, 유럽 1위 저력 어디에
‘볼트EV’ ‘니로EV’ 등 넓은 공간·긴 주행거리… 조에, 경쟁력 떨어져

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테슬라 모델3를 꺾은 전기차 조에를 국내에 들여왔다.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는 유럽에서 테슬라 모델3를 꺾은 전기차 조에를 지난해 8월 국내에 들여왔지만 저조한 판매실적을 면치 못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고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등을 모두 적용할 경우 2,000만원대에 구매 가능한 수입 전기차 ‘르노 조에’는 지난해 하반기 국내 출시와 함께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실제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8월 조에를 국내 출시하며 유럽 시장에서 검증된 전기차라고 강조했다. 실제 조에는 지난해 7월까지 유럽에서 4만6,259대가 판매돼 테슬라 모델3(3만4,014대)를 제치고 베스트셀링 전기차에 올랐다.

하지만 한국 시장 판매 성적은 부진하기만 하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가 집계한 2020년 결산 자동차 등록데이터에 따르면, 르노삼성이 수입 판매하는 르노 조에는 지난해 193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8월 18일 출시 후 약 4개월 보름 정도의 기간 동안의 성적이며, 월 평균 43대꼴이다. 이는 르노삼성 트위지의 지난해 판매대수(855대)와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조에의 저조한 성적은 국내에 판매되는 전기차 중 2,000만원대 후반~3,000만원대에 구매 가능한 모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중저가 전기차 중 대표적인 모델로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EV·코나EV △기아자동차 니로EV·쏘울EV △쉐보레 볼트EV 등이 있다. 해당 차종들의 지난해 판매대수는 △코나EV 7,888대 △니로EV 3,006대 △볼트EV 1,583대 △아이오닉EV 1,498대 △쏘울EV 328대 등이다.

조에가 지난해 8월 국내에 상륙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쏘울EV보다는 많이 판매된 셈이다. 그러나 다른 모델들에 비해서는 판매량이 크게 뒤쳐진다. 조에는 소형해치백 모델로 실내공간이 상대적으로 협소하다. 그에 비해 코나EV·니로EV는 소형SUV, 쏘울EV는 박스카 형태로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아이오닉EV는 준중형으로 조에 보다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쉐보레 볼트EV는 조에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에서도 조에는 경쟁 모델 대비 다소 뒤처지는 모습이다. 위 전기차 모델 중 1회 완충 시 가장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차종은 쉐보레 볼트EV로 상온 기준 414㎞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이어 △코나EV(2020년식 기본형) 406㎞ △쏘울EV 388㎞△니로EV 385㎞ 등인데 반해 조에는 309㎞ 정도에 불과하다.

실내 공간이나 주행거리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조에가 국내 판매되는 다른 전기차들 대비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국산 브랜드인 현대차와 기아차 모델이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이를 빼고 보더라도 볼트EV와 비교할 시 가격 외에는 경쟁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그 가격 또한 아주 큰 차이가 아닌 약 400만원 정도일 뿐이라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좋은 볼트EV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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