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적폐 청산’ 언급을 두고 야당에서 “적반하장”이라는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적폐 청산’ 언급을 두고 야당에서 “적반하장”이라는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을 ‘부동산 적폐’로 규정하며 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자 국민의힘은 “또 남 탓” “적반하장”이라고 공격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청와대 관계자들의 투기 의혹,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일가족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일대 부동산 소유 등을 겨냥해 ‘부동산 적폐’는 문재인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지난 15일 구두논평을 내고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말은 이럴 때 쓴다”며 “‘부동산만큼은 자신 있다’며 호언장담하던 대통령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정치권 탓’으로 돌렸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입시비리 의혹에는 ‘입시제도 탓’을 하더니 이번에도 ‘제도 탓’”이라며 “제도가 없어 문재인 정권 부동산 투기 게이트가 터졌다는 것인가. 적폐는 먼데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들은 대통령이 그토록 찾고 싶은 부동산 적폐란 문재인 정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신도시 발표 전에 일어난 계획적인 투기도, 집권여당 국회의원들의 투기의혹도, 수백억 혈세를 낭비하게 만든 장본인의 일가가 버젓이 국책사업으로 수익을 얻는 것도, 현직 차관의 아내, 청와대 비서관의 쪼개기 매입까지 등장하는 이 모든 상황이 바로 적폐”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해야 할 사과는 안 하고, 또 남 탓을 했다”면서 “기가 찰 노릇이다. 부동산 민심의 폭발은 문 대통령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겁한 모습을 보이던 대통령이 자신의 양산 사저 부지 의혹에 대해선 국민을 상대로 좀스럽다고 하는 마당에 누가 누구더러 적폐라는건가”라며 “문 대통령과 현 집권 세력은 지난 4년의 집권 기간 내내 부동산을 가지고 국민을 농락했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누가 누구에게 적폐라고 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LH 투기사건이 적폐라니, 이 생뚱맞은 한마디에 대통령의 속셈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면서 “‘LH 투기사건은 내 잘못이 아니다. 내 잘못이 없으니 국민에게 사과할 생각은 눈꼽 만큼도 없다’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대통령의 적폐 타령은 국민의 타오르는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면서 “LH 사건은 문재인 정권의 잘못이며, 대통령 자신이 적폐임을 시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부 LH 직원의 투기 의혹 사건을 접하면서 국민은 사건 자체의 대응을 넘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는 단호한 의지와 결기로 부동산 적폐 청산 및 투명하고 공정한 부동산 거래질서 확립을 남은 임기 핵심 국정과제로 삼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LH 사태와 관련 일각에서 예상했던 대국민 사과는 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LH 사태로 위기에 몰린 문 대통령이 ‘부동산 적폐청산’ 문제를 띄워 정국 반전을 시도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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