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가 ′여성 할당제′ 문제를 두고 맞붙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치권에서 ′이대남(20대 남자)′ 표심으로부터 촉발된 젠더 이슈가 불이 붙은 가운데,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가 ‘여성 할당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강 대표가 이 전 최고위원의 주장에 대해 “질 나쁜 선동”이라고 비난하자, 이 전 최고위원은 “할당제 얘기만 하면 여성 혐오로 몰아간다”고 비판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 장관들 때문에 민생이 무너졌다는 이 전 최고위원의 주장은 아주 질 나쁜 선동”이라며 “박근혜가 여자여서 나라를 망쳤다고 주장하던 이들이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전 최고위원은 ‘중앙일보’에 기고한 칼럼에서 유은혜 교육부 장관,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내각 30% 여성 할당제의 수혜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생이 급한 상황에서 최고 실력자를 기용하지 않고 수치적 성 평등에 집착했으니 불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기계적 여성 할당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강 대표는 이러한 이 전 최고위원의 비판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은혜, 김현미, 추미애 장관에 대해 좋게 평가할 마음도 없고, 그분들이 적절한 인사였다고 말할 생각도 없다”면서 “국무위원 인선의 문제는 ‘내 사람’ 바운더리 안에서 인사를 찾느라 전반적으로 적절한 인사를 배치하지 않았던 것이지 여성을 기용해서 문제가 벌어진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나라를 둘로 갈라놨던 조국 전 장관은 여자였나 남자였나, LH 사태에 불명예 사임한 변창흠 전 장관은 여자였나 남자였나”라며 “장관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고 싶다면 그냥 전문성 없다 하면 되지, 성별 문제를 가져올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의 지적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23일 페이스북에 “할당제 이야기만 지적하면 버튼 눌린 사람들처럼 여성 혐오로 몰아간다”며 “병역에 대한 가산점은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여성 가산점과 여성 할당은 지켜야 하는 구조적 모순에 대해선 아무 말도 못한다”고 강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무식하게 버튼 눌려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나경원 전 대표를 끌어들여서 이야기하는 사람들 있는데 박 전 대통령은 선출직 아닌 자리를 해본 적이 없고, 나 전 대표도 선출직 아닌 자리를 해본 적 없다”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재차 글을 올려 “여성 할당 반대하고 싶으면 그냥 여성 할당 반대한다고 하시라. 무슨 여성 할당제 때문에 민생이 무너졌다는 비약을 펼치고 계시나”라며 “관련 경력 하나도 없이 여성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장관된 것처럼 호도하고 후려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쏘아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