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창 일동홀딩스 사장(왼쪽)과 오너일가 3세 윤웅섭 일동제약 부회장이 이끄는 일동제약그룹이 올해 적자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박대창 일동홀딩스 사장(왼쪽)과 오너일가 3세 윤웅섭 일동제약 부회장이 이끄는 일동제약그룹이 올해 적자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일동제약그룹이 대폭 불어난 적자와 함께 연말을 맞고 있다. 하지만 일동제약그룹은 의연한 모습이다. 체질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신약개발 추진이 그 배경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 및 실적 흐름은 최근 이뤄진 경영진 세대교체와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끈다. 내년 행보 역시 주목되는 이유다.

◇ 적자 수렁 빠진 일동제약그룹, 체질개선 ‘시동’ 

일동제약그룹은 올해 적자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먼저, 지주사이자 주요 계열사들을 연결대상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는 일동홀딩스는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4,417억원과 누적 영업손실 55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소폭 감소한 반면, 영업손실 규모는 대폭 증가했다. 

핵심 계열사인 일동제약도 마찬가지다. 일동제약은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4,174억원과 누적 영업손실 370억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줄어들었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그런데 이 같은 실적이 마냥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는 일동제약그룹 상장사 주가 흐름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이달 초 1만6,000원대였던 일동제약 주가는 지난 17일 장중 한때 4만1,000원까지 올랐으며, 현재도 3만원 안팎을 오가고 있다. 일동홀딩스 주가 역시 이달 초 1만3,000원대였던 것이 지난 15일 장중 한때 2만원에 육박했다.

이처럼 실적과 주가가 엇갈린 행보를 보인 배경으로는 코로나19 신약 개발 관련 이슈가 크게 작용했지만, 적자 실적의 원인이 투자에 있다는 점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일동제약그룹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신약개발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일반의약품 및 헬스케어 부문에 주력해왔던 일동제약그룹이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선 것이다.

2016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일동제약의 연결기준 연간 연구개발비는 △2017년 333억원 △2018년 464억원 △2019년 435억원에서 지난해 601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어 올해는 3분기에 이미 666억원을 기록 중이다. 일동홀딩스 차원의 연결기준 연구개발비 역시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일동제약그룹 관계자는 “연구개발 투자와 신약개발은 제약사로서 꼭 필요한 부분”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전략적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동제약그룹의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적자 실적을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그룹은 올해 경영진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제약업계 ‘최장수 CEO’로 자리매김했던 이정치 전 회장이 지난 3월 일동홀딩스 대표이사에서 전격 물러나고, 그 자리를 박대창 사장이 이어받은 것이다. 아울러 오너일가 3세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는 지난달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4년 3월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7년여만의 승진이다.

물론 제약사의 신약개발 및 연구개발 투자는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장기적 측면에서의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새롭게 수장 자리에 오른 박대창 사장과 승진을 통해 3세 시대에 더욱 박차를 가한 윤웅섭 부회장에게는 대내외에 내세울 성과 또한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체질개선을 위한 투자와 적자 실적 모두 외면할 수 없는 일동제약그룹이 내년엔 어떠한 행보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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