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 후보 토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 후보 토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또 다시 야권 단일화가 20대 대통령선거의 화두로 떠올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에 열린 모습을 보였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재창출 여론보다 더 높은 상황임에도, 보수 진영의 야권 후보가 한 명이 아니기에 단일화 여론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은 ‘야권 단일화’ 이슈는 2012년 대선과 닮은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야권 단일화, 성공과 실패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문제가 부상한 것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치를 전망 때문이다. 보혁이 팽팽하게 진영 다툼을 하는 선거에서는 한 표라도 더 확보하려면 단일 후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6공화국 출범 이후 대선에서 단일화 성공 사례로 꼽히는 것은 1997년 대선의 ‘DJP 연합’이다.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가 김종필 자유민주연합 총재에게 국무총리와 경제부처 장관 지명권, 내각제 추진 등을 약속하면서 단일화에 성공했다. DJP 연합 덕에 김 후보는 1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후 2002년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 간 단일화도 있었다. 두 후보는 극적인 단일화를 이뤘으나, 정 후보가 선거 전날 저녁 지지철회를 한 바 있다. 

단일화가 꼭 선거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2012년 18대 대선에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무소속인 안철수 후보가 후보 등록 직전까지 단일화 협상을 벌였다. 안 후보는 당시 후보등록 직전에 문 후보 지지를 밝히며 사퇴 선언을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양측 간 갈등이 깊었기 때문에, 두 후보의 단일화는 ‘깔끔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야권은 대선에서 패배했다. 

◇ 안철수 등장은 2012년과 동일

그간 단일화가 거론되고 성사됐던 것은 진보진영이었다. 하지만 2017년 대선부터는 보수진영에서도 단일화 이슈가 부각됐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후보 등록(오는 13~14일)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의힘 측에선 단일화를 거론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단일화 이슈에서 한 인물이 눈에 띈다. 바로 안 후보다. 안 후보는 2012년 야권 단일화 때에도 등장했다. 이번에도 야권은 안 후보에게 손짓하고 있다. 그리고 후보 등록 직전까지도 성사되지 않은 점 역시 비슷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2012년 단일화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때와는 다른 점도 보인다. 우선 당시의 ‘야권’은 민주당 계열의 정당을 위시한 진보진영이었다. 지금은 보수진영이라는 점이 다르다. 또 2012년 안철수 후보는 출마를 선언한 직후에는 문재인 후보를 누르고 여론조사 2위를 기록하기도 했고, 이후 문 후보와 2~3위 다툼을 했다. 하지만 이번엔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1~2위를 다투고 있고, 안 후보는 20% 이상 차이를 보이는 3등을 기록하고 있다. 

또 2012년에는 문 후보 측과 안 후보 측 모두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했다. 다만 여론조사에 어떤 문항을 넣느냐 등의 각론에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엔 국민의힘 측에서 단일화가 열려있다는 입장을 보였고, 안 후보는 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난 2012년 당시의 양보를 '실수'라고 규정하며 단일화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단일화에 공감대를 형성했던 2012년과는 다른 모습이다. 

◇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담판’ 거론되는 이유

그렇다면 앞으로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논의는 어떻게 이어질까. 일단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벌어져 있으므로,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여론조사 없는’ 단일화 방식을 제시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는 좁은 의미에서 여론조사 방식을 의미하는데, 지금 안 후보가 놓인 처지로 볼 때 그런 방식은 가당치가 않다”고 압박했다. 이에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담판’이 거론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단일화 압박에 강력 반발했다. 안 후보는 관훈토론회에서 시종일관 ‘중도하차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안 후보는 “시장에 가면 많은 분들이 저에게 ‘이번에는 도중에 그만두지 말아라’ ‘이번에도 단일화를 할 것이냐’고 많이 묻는다”며 “그러나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회동 가능성’에 대해 “답을 항상 ‘무조건 국민의힘’ ‘무조건 윤 후보’라고 정해놓고 ‘닥치고 양보해라’라고 하는 만남이기 때문에 관련된 움직임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이같이 안 후보 측에서 강경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일각에선 단일화 과정이 지지부진할 경우 ‘역효과’가 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여론조사 방식, 문항 설정 등을 놓고 잡음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2년 대선 때도 민주통합당 측과 안 후보 측의 협상이 난항을 겪었던 부분도 이 지점이었다. 이에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담판’이 거론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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