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향한 ‘단일화’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정치인들끼리 서로 믿는다면 단 10분 만에도 되는 것 아니냐”고 밝혀 눈길을 끈다. 윤 후보는 9일 보도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단일화와 관련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후보는 단일화 방식에 대해 “단일화 추진위원회 같은 걸 만들어서 협상하라면 그런 건 안 하겠다. 내 체질에도 안 맞다. (단일화는) 느닷없이 하는 것”이라며 “오픈해서 사람들 보는 앞에서 하면 진행이 되겠나. 물밑에서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그런 지난한 협상이라면 나는 처음부터 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정치인들끼리 서로 믿는다면 단 10분 만에도 되는 것 아니냐”라며 “서로 신뢰하고 정권교체라는 방향이 서로 맞으면 단 10분 안에도, 커피 한잔 마시면서도 끝낼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후보의 이런 발언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단일화 담판’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단일화 담판론은 후보등록(오는 13~14일)이 얼마 남지 않았고,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잡음을 빚을 것을 우려해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회동을 요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안 후보는 윤 후보의 회동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권은희 원내대표가 밝힌 바 있다.
한편 단일화 담판론이 제기되면서 국민의힘에서는 안 후보의 ‘양보’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줄지어 나오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8일) KBS 라디오인터뷰에서 “단일화는 좁은 의미에서 여론조사 방식을 의미하는데, 지금 안 후보가 놓인 처지로 볼 때 그런 방식은 가당치가 않다”고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YTN ‘황보선의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도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5일부터는 유세차가 돌고 현수막이 붙고, 전국에 정당 사무소를 마련해야 한다. 완주와 당선을 목표로 둔 후보라면 상당한 투자와 비용을 써야 하지만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안 후보 측에선) 그런 움직임이 거의 없다”며 “대선을 완주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완주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 후보 등록 전에 윤 후보로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같은당 김재원 최고위원 역시 이날 “지금 유력 대선 주자들 지지율은 이미 거의 순위가 정해져 있지 않느냐”며 “(윤 후보로의 단일화) 과정을 어떻게 부작용 없이 할 수 있느냐 또는 못 하느냐의 문제이지, 과거처럼 대표단을 만들어서 왁자지껄하게 협상하고 이러는 단일화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여론조사 등을 거치지 않고 안 후보가 물러나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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