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 지난해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 지난해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소액주주와 갈등을 이어오고 있는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지난해 사조산업 이사회 출석률이 낙제점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주주의 주주제안을 막기 위해 온갖 꼼수를 동원하며 논란을 일으켰던 그가 정작 이사로서의 책임은 외면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조산업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사내이사 중 한 명인 주진우 회장은 지난해 총 27차례 개최된 이사회 중 단 3번만 출석했다. 출석률은 11%다. 주진우 회장의 복심으로 일컬어지는 이인우 부회장도 6번 출석에 그치며 22%의 저조한 출석률을 기록했다. 

두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이사 7명의 이사회 출석률은 모두 90% 이상이며, 3명은 100%를 기록해 뚜렷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는 사조산업에서만이 아니다. 주진우 회장은 상장계열사 5곳에서 모두 사내이사 또는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돼있다. 그런데 사조산업뿐 아니라 사조오양과 사조동아원에서도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한 수준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조오양에선 38%를 기록했고, 사조동아원에선 아예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주진우 회장은 지난해 사조산업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지분 쪼개기와 정관 변경 등으로 ‘3%룰’을 무용지물로 만들었으며, 결과적으로 주주제안이 통과되는 것을 막는데 성공했다. 당시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주주제안엔 이사 후보 추천은 물론, 주진우 회장에 대한 해임안도 포함돼있었다. 소액주주가 추천한 후보자의 이사회 진입을 막고, 자신의 이사직은 지켜낸 그가 정작 이사회엔 제대로 출석조차 하지 않은 셈이다.

이와 관련, 앞서 대기업 오너경영인들의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지적한 경제개혁연대는 “총수일가가 이사로서의 권한을 누리면서 그에 부합하는 책임은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이사회에 출석할 의사가 없다면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주주와 회사를 위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매년 주요 상장기업들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를 권고하고 있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사내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할 경우 이사로서 업무 충실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국민연금 역시 이사회 출석률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선임에 반대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의 적용 대상을 최근 사외이사에서 사내이사로 확대했다.

이런 가운데, 사조그룹은 소액주주와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사조산업 소액주주들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배당 등에 대해 주주제안을 제기했으며,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통해 경영 전반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사조오양도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사모펀드 운용사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배당 확대와 이사 추천 등의 주주제안을 제기하며 갈등에 휩싸인 상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