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왼쪽)과 차출론이 흘러나오면서 5일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직을 사퇴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유력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왼쪽)과 차출론이 흘러나오면서 5일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직을 사퇴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경기지사 후보군이 서서히 추려지면서 경기도가 6·1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과 김은혜 의원이 경선에서 맞붙게 될 것으로 보이며, 더불어민주당은 김동연 전 장관, 안민석 의원, 조정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 등이 참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당 모두 경선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 김은혜, 유승민 막아세울까

경기지사는 ‘대권 후보의 무덤’이라는 징크스가 있지만, 일단 서울보다 많은 1,356만명의 도민을 이끄는 광역단체장이라는 점에서 유력 정치인들의 눈길을 끄는 자리다. 특히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후보가 직전 경기지사를 역임하다 대선후보가 됐기에 이번 지선에서는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더 많이 도전하는 모양새다. 

우선 여당이 될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경기도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전 후보가 윤 당선인을 약 47만표 차이로 앞선 지역이다. 경기도 탈환을 위해서는 확장력이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유 전 의원 차출론이 힘을 받은 것이다. 유 전 의원은 정계은퇴와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약 2주간 숙고한 끝에 지난달 31일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유 전 의원 외에 출마를 선언한 인사는 심재철 전 의원, 함진규 전 의원 등이 있다. 다만 4선 의원 출신인데다 대선후보로도 나선 적 있으며, ‘경제통’ 이미지를 앞세운 거물급 인사라 정치권에서는 유 전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낙승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인식이었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경기도에 연고가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윤 당선인과 가까우면서 분당이 지역구인 김 의원 차출론도 흘러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김 의원은 초선 의원이지만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의 공보단장을 맡으면서 당내 입지를 키워왔다. 특히 윤 당선인의 측근들로부터 출마를 꾸준히 권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당선인 대변인직 사의를 밝히며 “(경기지사 출마는) 최종 결심이 서진 않았지만, 가급적 이른 시간 안에 결심을 밝히겠다”고 했다. 출마와 관련해 확답을 하지 않았으나, 대변인을 사퇴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출마 의지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이 출마를 하게 된다면 유 전 의원의 낙승으로 흘러갈 것 같던 경기지사 후보 경선의 향방은 예측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편 조원씨앤아이가 인천경기기자협회 의뢰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적합도’ 조사(1~2일 실시)를 실시한 결과 유 전 의원은 33.3%, 김 의원은 15.1%를 얻었다. 다만 해당 여론조사는 김 의원이 경기지사 출마 선언을 하기 전에 실시됐다는 점과 유 전 의원의 인지도가 높아서 나온 결과일 수 있으므로 향후 여론조사를 지켜봐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왼쪽부터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 /뉴시스
왼쪽부터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 /뉴시스

◇ 김동연 집중 견제하는 민주당 후보들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경선이 유 전 의원과 김 의원의 대결 양상으로 흘러간다면, 민주당은 좀 더 많은 인물 간의 각축전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재명 전 후보와 단일화를 했던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당내 주자들의 집중 견제 대상이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2~3일 조사한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지지도’에 따르면, 응답자 중 20.4%가 김 대표를 선택했다. 그 뒤로는 안민석 의원(10.1%), 염태영 전 수원시장(8.9%), 조응천 의원(3.7%), 조정식 의원(3.0%) 순으로 이어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같은 여론조사 결과 ‘경기지사 선거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국민의힘이 44.1%로 민주당(41.6%)보다 앞섰다. 이 때문에 후보 경쟁력이 중요한 상황이다. 우선 민주당과 새로운물결은 현재 합당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리고 김 대표는 민주당 당적으로 경기지사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민주당 내 지지기반이 적어 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실 수 있다.

그러다보니 김 대표 측에서는 경선 룰에서 권리당원이 아닌 국민 여론조사 비중을 높이는 걸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경쟁자인 안민석 의원과 조정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 등은 김 대표의 제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 의원은 ‘권리당원과 경기도민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선거인단 구성’을 제시했고, 안 의원은 대선 이후 입당한 신규당원과 민주당에 합류할 새로운물결 당원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 등은 김 대표를 보수정권과 연계시키며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4일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해 “김 대표가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시절에 국무조정실장을 하면서 국정농단 부역자 역할을 했다는 팩트들이 있다”며 “국정농단 부역자”라고 주장했다. 염 전 시장 역시 김 대표가 MB정부의 핵심 인사로 4대강 사업의 핵심 관계자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서 경선 룰과 상대방의 이력 등을 문제 삼으며 내홍이 벌어진다면, 정작 본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공격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실제로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제기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본선에서도 이재명 전 후보를 따라다녔다. 게다가 안 의원이 김 대표의 국정농단 개입 의혹을 추가로 폭로한다면 합당도 물 건너갈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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