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양 당 간 합당을 공식 선언한 후 합당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철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 이 대표, 안 대표, 최연숙 국민의당 사무총장.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18일 합당을 선언했다. 지난달 3일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즉각 합당’을 약속한 지 47일 만이다. 두 당은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으로 새롭게 출발할 것을 이 자리에서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당의 합당을 공식화했다. 안 대표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선언했던 단일화 정신에 의거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공동정부의 초석을 놓는 탄생을 위해 합당 합의를 선언하다”고 밝혔다.

합당 과정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처음 합당의 군불이 피어올랐으나 당명 등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윤석열 당선인과의 단일화 과정에서 ‘합당’을 공언했지만, 이 역시도 막판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내각 인선 과정에서 ‘안철수 패싱’ 논란이 불거진 게 화근이 됐다. 당시 안 대표가 모든 일정을 취소하는 등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면서 사실상 합당이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양당이 이날 합당 선언에 나서면서 우려는 한풀 꺾이게 됐다. 안 대표는 이날 부친의 건강 문제를 이유로 합당 선언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표로서의 책임’이라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합당 선언은 공당 대표의 책무”라며 “당 대표로서 할 일은 마치고 빨리 부산으로 떠나겠다”고 밝혔다.

양당의 합의문에 따르면, 합당은 ‘당 대 당 합당’으로 진행된다. 다만 당명은 ‘국민의힘’을 따르기로 했다. 아울러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기 위한 정강정책 TF 공동 구성 ▲민주적 정당 운영을 위해 노력하며 지도부 구성을 포함한 양당 간 합의사항 실행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직자 후보 추천과정서 양당 간 합의된 기준으로 공정 심사 등을 약속했다.

◇ 불안 요소도 여전

이날 공식적으로 합당 선언을 한 두 당은 최종적으로 전국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합당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국위에서 합당을 의결하고 선관위 등록 절차가 필요하지만 오늘부로 합당을 기정사실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완전한 ‘한 몸’이 되기 위해선 극복해야 할 문제도 남아 있다. 다양한 각론에 대해서는 완벽한 의견 교환이 이뤄지지 않은 모습을 곳곳에서 드러내면서다.

특히 합당 논의를 어렵게 했던 사무처 당직자 승계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가 가장 큰 문제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당 7명 당직자에 대한 고용 승계를 약속했는데, 이들의 ‘직급’과 ‘봉급’을 둘러싼 당직자들 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사무처 노동조합은 지난 17일 성명서를 내고 “국민의당이 추진 중인 합의안대로라면 이번 고용 승계 시 현 봉급 수준보다 월 100~150만원 급여 상승이 추정된다는 얘기가 있다”며 “기존 국민의힘 사무처 노동자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불공정 행위”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우선 국민의당 측에 사무처 당직자들이 어떤 역량을 가졌고, 어떤 처우를 받아왔는지 확인한 다음 그에 따른 당내 기준에 맞도록 처우를 보정하도록 할 것”이라며 “처우보다 동등하거나 낫게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새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이 대표는 “4명 이상 신청한 지역에서는 예비경선을 통해 3인으로 하겠다”며 “100% 국민여론조사”라고 밝혔다. 전날(17일)에 실시한 공직후보자기초자격평가(PPAT)에 대해서는 “의무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PPAT 일정에 맞춰 공천이 진행되도록 빠른 합당하자고 했으나 사정이 있었다”며 “뒤늦게라도 합당했기에 당연히 국민의당을 배려하는 형태로 공관위에서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안 대표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합당이 마무리된 만큼 안 대표가 본격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향후 정치적 단계를 밟아가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과정은 필수 일 수밖에 없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잡음이 새어 나올 가능성도 다분하다. 당장 안 대표와 ‘악연’으로 얽힌 이 대표는 그간 누차 안 대표의 ‘당권 가능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당내 열세인 안 대표의 다음 행보가 밝지만은 않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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