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이 앞서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 훌륭한 사람을 봤느냐”고 말한 것을 비판한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을 두둔했다. 전날(3일) 당 전국위원회 일정 확정 이후 ‘비상 사태가 아니라는 게 용피셜’이라고 비꼰 이 대표가 이날도 날을 세우면서 당내 갈등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이 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 “박민영 대변인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이 상황이 발생했다면 상당한 유감”이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발언과 함께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의 칼럼을 공유했다. 이 칼럼에서 양 주필은 박 대변인이 지난 5일 윤 대통령의 ‘전 정권’ 발언을 비판한 것이 윤 대통령을 분노케 한 원인이라고 추정했다. 이러한 이유로 윤 대통령의 이 대표에 대한 반감도 높아졌을 거란 분석도 이어졌다.

이에 이 대표는 “저는 대표 취임 이후 대변인단이 쓰는 어떤 논평에도 이걸 쓰라는 이야기 저걸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그 철학은 당에 있는 모든 사람이 잘 알고 있고 깨지지 않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의 지적과 자신과는 ‘관계성’이 없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그는 박 대변인이 대통령 선거 당시 윤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도 역설했다. 이 대표는 “대선이라는 전장에서 논리로 치열하게 방송에서 상대와 맞붙었던 선무공신이고, 후보 옆에서 심기경호하고 다니던 호성공신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박 대변인 ‘옹호’와 함께 그는 윤 대통령에 대한 직언도 덧붙였다. 박 대변인이 지적한 발언이 “나와서는 안 되는 발언”이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 발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영상에 잡혔지만, 강인선 대변인이 이 발언에 대해 언론인들에게 해명하거나 보충하는 모습보다는 발언직후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대통령을 따라가는 모습이었다”며 “대통령실은 이 발언이 잘못됐다는 것을 지적할 용기도, 뭔 일이 난 상황에서 이것을 교정하겠다는 책임 의식도 없었던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의 대통령실 비판은 이날 뿐만이 아니다. 그는 전날(3일) 전국위 의장을 맡고 있는 서병수 의원의 전국위 일정 확정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에 “용피셜하게 우리 당은 비상사태가 아니다. 내부 총질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참 달라졌고 참 잘하는 당 아닌가”라고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경우 복귀의 길이 막힐 것이란 해석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타깃은 전방위로 향하고 있다. 전날에는 비대위 전환을 ‘난장판’이라고 표현하며 책임을 ‘초선모임’에 돌렸다. 초선의원들이 비대위 전환 성명서를 낸 것을 정조준 한 것이다.

이 대표는 “목숨이 위협받던 일제시대에도 독립선언서도 최소한 다 실명으로 썼다”며 “실명으로 참여하신 분들도 왜 이름을 공개하지 못하나. 당에 무책임이 깃들어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선의원이 63명이라고 32명을 채워 과반인 것처럼 하기 위해 익명까지 동원하고 이름은 공개 안 되는 이런 수준 낮은 행동. 정리해서 앞으로 모든 내용은 기록으로 남겨 공개하겠다”고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