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1 20:52
이준석 복귀 막고 ′비대위′ 초읽기… ′파국′ 치닫는 국민의힘
이준석 복귀 막고 ′비대위′ 초읽기… ′파국′ 치닫는 국민의힘
  • 권신구 기자
  • 승인 2022.08.05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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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를 마친 후 결과 발표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서병수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를 마친 후 결과 발표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결국 이준석 대표의 복귀 길이 막혔다. 당 상임전국위원회가 현재 당 상황을 ‘비상’으로 해석하고 비대위 출범을 위한 전국위원회 개최 안건을 승인하면서다. 상임전국위는 이 대표의 복귀를 염두에 둔 조해진‧하태경 의원의 당헌 개정안도 부결했다. 당장 이 대표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당내에선 이 대표와 당간 ‘법정공방’ 우려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5일 국민의힘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상임전국위를 열고 비대위 출범을 위한 전국위원회를 오는 9일 열기로 결정했다. 이번 당내 상황을 ‘비상’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유권해석에 대해서도 상임전국위는 ‘비상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이 대표의 직무 수행 불가 상태에 더해 최고위원들의 연이은 사퇴로 사실상 당 지도부가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최고위의 판단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날 표결 전부터 강하게 드러났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전국위 모두발언에서 ‘비정상적 상황’ ‘비상상황’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는 “이런 비정상적 상황을 우리가 결단을 내려 수습해야 한다”며 “무엇이 당을 위한 일이고 윤석열 정부를 위한 일인지, 어떠한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결단을 내려주셔야 한다”고 위원들에게 호소했다.

이날 비상상황에 대한 표결은 상임전국위원 총 40명 중 29명이 찬성했다. 이를 토대로 당은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 출범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상임전국위 의장을 맡고 있는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상임위는 올린 안에 찬‧반을 묻는 것”이라며 “토론이 없기 때문에 ARS로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투표는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날 상임전국위의 판단으로 당 비대위 전환은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그간 이번 상황을 ‘비상’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비대위원장 선출도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서 의원은 “최고위에서 제출한 안에는 비대위원장에 대한 의결을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기에 비대위원장이 결정돼 전국위에 제출되는 대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적 문제 등이 없다면 차수 변경 없이 하루 안에 이러한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 이준석, ‘가처분 신청’ 예고… ′최악의 상황′ 현실화

비대위가 ‘조기 전당대회’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날 상임전국위의 결정은 사실상 이 대표의 ‘해임’이라는 시각이 다분하다. 실제로 서 의원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가 구성되면 그 즉시 최고위원회는 해산된다”며 “당 대표 직위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자의적’ 해석이 아닌 당헌·당규상 정해진 것이란 설명이다.

상임전국위에서 조해진·하태경 의원이 발의한 ‘당헌 개정안’이 부결된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두 의원은 전날(4일) 비대위를 당 대표 직무 복귀 시까지만 존속하는 것을 골자로 한 당헌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 대표가 복귀한 이후에는 최고위원 임명권을 줘 새 지도부를 꾸릴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 

두 의원은 이러한 개정안이 사태를 수습하는 ‘해법’이라고 강조했지만, 이에 동의하는 전국위원은 많지 않았다. 총 40명 중 10명만이 두 의원의 안에 손을 들어줬다. 이날 상임전국위에서 의결된 최고위 안은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을 당 대표 직무대행까지 포함하도록 개정하는 내용만 담고 있다.

사실상 복귀의 길이 막힌 이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 사람들 일정 맞춰서 과반 소집해서 과반 의결하는 것도 귀찮은지 ARS 전국위로 비대위를 출범시키려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공부모임한다고 국회에 수십, 수백명씩 모이다가 전국위는 ARS로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겨냥한 비대위 전환에 대해 불쾌감도 감추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가처분 신청’ 카드를 꺼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비대위 추진 과정이 절차적 하자를 떠안고 있는 만큼 이를 법적으로 풀어가겠다는 의지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가처분에 대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운을 떼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당내에서는 ‘최악의 상황’에 대한 우려도 역력하다.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당과 대표 간 법정공방까지 이어질 경우 이로 인한 출혈은 상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이 대표의 자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강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금 하시는 모습은 막장 정치로 가자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좀 더 성숙해서 돌아오시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가까운 인사로 평가되는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마저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혼란을 더 크게 만들 수는 없다”며 ‘이 대표도 손을 놓을 때가 되지 않느냐“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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