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준대형 SUV 하이랜더를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했다. / 파주·영종도=제갈민 기자
토요타가 준대형 SUV 하이랜더를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했다. / 파주·영종도=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국토요타자동차가 한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신차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이번에 국내 시장에 출시된 모델은 토요타의 준대형 SUV 하이랜더 모델로 가족단위 고객을 겨냥한 7인승 모델이다. 특히 실제 주행 간 연료효율(연비)이 공인 연비를 뛰어넘고, 준대형 모델과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압권이라는 점에서 유지비 부담이 크지 않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지난달 28일 한국토요타자동차는 경기도 파주에서 토요타 하이랜더 미디어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시승 구간은 파주에서 인천 영종도를 오가는 코스로 구성됐다. 영종도로 향하는 구간에서는 동승을 했으며, 파주로 돌아오는 102㎞ 코스를 직접 운전했다.

토요타 하이랜더는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되는 차량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생소할 수 있지만, 2001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를 이어오고 있는 모델이다. 미국에서는 ‘엄마차’로 인기가 높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1번째로 많이 판매된 스테디셀러 모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미국 시장에서 토요타 하이랜더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로는 높은 연비와 편안한 승차감, 조작편의성 위주로 구성된 센터페시아, 넉넉한 실내 공간으로 높은 활용도 등이 조화를 이룬 덕으로 분석된다.

◇ 동급 최고 수준 연비, 감탄의 연속… “기름값 부담? 하이랜더 타 봐”

토요타 준대형 SUV 하이랜더 연료효율은 동급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 파주·영종도=제갈민 기자
토요타 준대형 SUV 하이랜더 연료효율은 동급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 파주·영종도=제갈민 기자

우선 하이랜더 시승 간 감탄을 자아낸 부분은 실제 102㎞를 주행하는 동안 연비가 15.1㎞/ℓ를 기록한 점이다. 이는 복합 공인 연비 13.8㎞/ℓ(도심 14.3㎞/ℓ, 고속 13.3㎞/ℓ)를 웃도는 효율이다.

이날 시승행사에서 한국토요타자동차는 ‘하이랜더의 연비를 복합 공인 연비에 딱 맞춰보라’면서 소소한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주행을 하면 할수록 연비가 계속해서 높아졌다. 일부러 연비를 떨어뜨리기 위해 급가속과 고속주행을 해봤지만 연비를 내리는 게 더 힘든 정도다. 시승 구간도 대부분 고속화도로로 구성돼 하이브리드(HEV) 파워트레인 특성상 도심 주행 대비 연비가 떨어지는데도 공인 연비를 상회했다.

더군다나 토요타 하이랜더는 공차중량이 2톤 이상(2,085㎏)에 달하는 준대형 SUV다. 2명의 성인이 함께 탑승하면 사실상 차량의 무게는 2.2톤을 웃돈다. SUV라는 특성상 차체가 낮은 세단에 비해 공기저항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연비는 15㎞/ℓ 이상을 기록한 점은 상식 밖의 효율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 관계자에 따르면 3일 동안 진행된 시승행사 동안 22㎞/ℓ의 연비를 기록한 기자도 있었으며, 시승행사에 참석한 대부분의 기자들이 공인 연비 이상의 연비를 달성했다. 토요타 하이랜더는 어느 누가 운전을 하더라도 연비만큼은 만족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토요타 준대형 SUV 하이랜더는 동급 경쟁모델과 비교하면 연간 유류비가 가장 적게 드는 합리적인 패밀리카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 파주·영종도=제갈민 기자
토요타 준대형 SUV 하이랜더는 동급 경쟁모델과 비교하면 연간 유류비가 가장 적게 드는 합리적인 패밀리카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 파주·영종도=제갈민 기자

토요타 하이랜더와 비슷한 사이즈의 수입 준대형 SUV로는 △볼보자동차 XC90 △폭스바겐 투아렉 △지프 그랜드 체로키 △포드 익스플로러(HEV 포함) 등이 있지만 15㎞/ℓ 이상의 연비를 기록할 수 있는 모델은 하이랜더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유류비만 따지면 토요타 하이랜더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소프트한 승차감은 장시간 운전을 하더라도 피로도를 낮춰줄 수 있는 부분이다. 주행 간 도로 곳곳에 존재하는 맨홀 뚜껑이나 교각 도로접합부 등을 밟고 지나가게 되면 탑승자에게 불쾌한 진동과 충격이 전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하이랜더는 이러한 부분을 밟더라도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충격이 크지 않다.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의 실내 유입도 100㎞/h 이하로 주행할 때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120∼130㎞/h 이상으로 속도를 높이게 되면 풍절음이 거슬리는 정도다. 토요타의 직병렬식 HEV 시스템 덕에 엔진 소음도 크지 않은 점도 장점이다.

◇ 직관적인 조작부, 넉넉한 수납공간… 3열 공간은 아쉬워

토요타 준대형 SUV 하이랜더 센터페시아에는 12.3인치 터치 디스플레이가 위치하며, 공조기 관련 조작부는 물리버튼 및 다이얼로 구성해 조작 편의성과 직관성을 높였다. 중앙의 송풍구 아래로는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와 수납공간, 그리고 동승석 대시보드에도 수납공간이 마련됐다. / 파주·영종도=제갈민 기자
토요타 준대형 SUV 하이랜더 센터페시아에는 12.3인치 터치 디스플레이가 위치하며, 공조기 관련 조작부는 물리버튼 및 다이얼로 구성해 조작 편의성과 직관성을 높였다. 중앙의 송풍구 아래로는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와 수납공간, 그리고 동승석 대시보드에도 수납공간이 마련됐다. / 파주·영종도=제갈민 기자

실내를 살펴보면 센터페시아 등 조작부에 물리버튼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최근 다수의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미래지향적’이면서 ‘디지털’을 강조한 나머지 조작편의성을 고려하지 못한 채 물리버튼을 없애고 터치식 조작을 늘리는 추세다. 반면 토요타에서는 운전자가 운전 중에도 공조기 및 시트 열선·통풍 기능을 조작하기 편리하게 직관적인 물리버튼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중앙의 메인 디스플레이 크기는 12.3인치로 구성해 시인성도 높였다.

1열 시트 가운데에 위치한 콘솔박스의 활용도도 높였다. 일반적으로 콘솔박스는 덮개를 위로 열거나 옆으로 젖혀 여는 형태지만 하이랜더의 콘솔박스는 덮개를 앞뒤로 밀어 열고 닫는 형태로 설계했다. 콘솔박스 깊이도 500㎖ 생수병을 세워서 보관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동승석 앞 대시보드 부분에도 글러브박스 외에 스마트폰이나 지갑을 얹을 수 있도록 작은 수납공간을 마련한 점도 사소하지만 동승자를 배려한 부분이다.

토요타 하이랜더에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탑재돼 개방감이 뛰어나며, 2열과 3열을 접고 에어매트를 사용하면 캠핑에도 제격이다. / 파주·영종도=제갈민 기자
토요타 하이랜더에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탑재돼 개방감이 뛰어나며, 2열과 3열을 접고 에어매트를 사용하면 캠핑에도 제격이다. / 파주·영종도=제갈민 기자

2열은 좌우 독립시트로 구성했으며, 시트 사이에 컵홀더를 마련했다. 2열에서는 공조기를 독립적으로 조작할 수 있으며 2열 시트는 열선 기능을 탑재했다.

3열도 존재하지만 성인이 탑승하기에는 공간이 협소하다. 2열 시트를 앞쪽으로 당기면 3열의 무릎 부분 공간(레그룸) 확보는 가능하지만 시트의 허벅지 받침 부분이 짧고 낮아 쪼그려 앉는 자세를 해야 해 편하지는 않다. 초등생 이하 자녀 정도라면 무난하게 탑승할 수 있어 보인다. 4인 이하 가족이라면 평상시 3열 시트는 접어서 적재함으로 이용하는 게 좋아 보인다.

토요타 하이랜더 주요 조작부 및 1열 콘솔박스. 콘솔박스는 슬라이딩 덮개를 채용한 점이 특징이다. / 파주·영종도=제갈민 기자
토요타 하이랜더 주요 조작부 및 1열 콘솔박스. 콘솔박스는 슬라이딩 덮개를 채용한 점이 특징이다. / 파주·영종도=제갈민 기자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약간의 단점이 존재한다. 먼저 트렁크 도어를 전동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점은 장점이지만, 닫을 때 물체가 감지되면 동작을 멈추는 세이프티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연식변경 또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칠 때 기능을 탑재하는 게 어떨지 토요타 측에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싶다.

다른 한 가지는 운전석 측 사이드미러의 화각이 좁다는 점이다. 보통 자동차 사이드미러는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반거울 대신 볼록거울을 장착한다. 하이랜더도 동승석 사이드미러는 볼록거울을 장착하고 거울 하단부에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이라는 문구를 표기했다. 그러나 운전석 사이드미러에는 일반거울이 사용돼 후측방 시야가 오른쪽에 비해 좁다. 하이랜더를 구매한 소비자는 주행 간 왼쪽으로 차로 변경을 하거나 주차장에서 후진을 하는 경우 꼭 숄더체크를 해 사각지대를 확인하는 것을 당부하고 싶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