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최근 출시한 5세대 프리우스는 날렵한 디자인이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높은 연료효율은 프리우스의 최고 강점이다. / 한국토요타자동차
토요타가 최근 출시한 5세대 프리우스는 날렵한 디자인이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높은 연료효율은 프리우스의 최고 강점이다. / 한국토요타자동차

시사위크|가평=제갈민 기자  5세대 토요타 프리우스가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이번에 출시된 5세대 프리우스는 이전 모델 대비 한층 더 날렵한 모습으로 바뀐 점이 큰 변화다. 여기에 휠·타이어 크기를 키워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였으며, 엔진 배기량도 더 커졌다. 아울러 연료효율(연비)이 20㎞/ℓ 이상을 기본으로 달성해 실 구매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 풀체인지 프리우스, 슈퍼카 닮은 디자인 호평일색

5세대 프리우스는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모델인 만큼 앞·뒤·옆 외관 디자인부터 실내 인테리어까지 완전히 바뀌었다. 앞모습 분위기는 페라리나 로터스 같은 슈퍼카를 연상케 한다. 토요타 측은 5세대 프리우스 디자인에 대해 ‘망치의 머리를 닮은 형상’에서 유래된 ‘해머헤드 콘셉트 디자인’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를 통해 기능과 스타일링의 균형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옆에서 보면 완만한 경사의 A필러와 앞문 아래의 사이드스커트부터 뒷문까지 사선으로 굵게 그어진 캐릭터라인이 인상적이다. 프론트 글라스 및 A필러의 경사는 21.6°로, 4세대 모델 26.3°보다 완만해 유려한 느낌이다. 리어램프는 좌우 수평으로 뻗은 얇은 리어 콤비네이션 테일 램프가 적용돼 보다 고급스럽다. 볼륨감을 강조한 리어범퍼는 차체가 조금 더 크게 느껴지도록 하는 요소다.

5세대 프리우스는 휠 사이즈를 19인치로 키우고 볼륨감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 한국토요타자동차
5세대 프리우스는 휠 사이즈를 19인치로 키우고 볼륨감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 한국토요타자동차

휠 사이즈도 이전 모델 대비 커졌다. 5세대 프리우스에는 19인치 크기의 휠을 적용했는데, 이는 4세대 모델이 15인치 휠을 사용해 차량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게 보이는 단점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실내에서는 스티어링휠 디자인이 독특하다. 자동차 게임기 조종간 같은 느낌이다. 운전자와 멀찍이 떨어져 있고 높게 솟아있는 톱마운트 계기판도 독특하다. 그럼에도 시인성은 뛰어나다. 중앙의 터치디스플레이는 12.3인치 크기인데, 1열 탑승자와 가깝게 위치해 더 크게 느껴진다. 기어노브는 렉서스 모델에서 채용해 사용하는 것을 탑재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하는 요소다. 기어노브 앞쪽에는 컵홀더 2구가 좌우로 설치됐는데, 음료를 보관하고 꺼내 마시기에 아주 편리하다.

동승석 대시보드 하단에 위치한 글러브박스와 1열 사이 콘솔박스 수납함은 공간이 약간 협소하게 느껴지지만, 컵홀더 앞쪽 수납공간을 2단으로 여닫을 수 있게 설계한 점이 세심한 부분이다.

5세대 프리우스 실내 주요 부분. 내비게이션은 국산 업체와 협업해 조작 편의성 등을 높였으며, 공조기 조작버튼과 시트 통풍, 열선 기능은 물리버튼으로 배치해 직관성을 높였다. / 가평=제갈민 기자
5세대 프리우스 실내 주요 부분. 내비게이션은 국산 업체와 협업해 조작 편의성 등을 높였으며, 공조기 조작버튼과 시트 통풍, 열선 기능은 물리버튼으로 배치해 직관성을 높였다. / 가평=제갈민 기자

아울러 5세대 프리우스의 실내에서 크게 개선된 요소로는 ‘운전석 메모리시트’를 적용한 점과 가속페달을 ‘오르간페달’로 채택한 점이다. 메모리시트는 1·2번으로 설정 가능해 평소 운전을 할 때 시트포지션을 1번, 시트를 제일 뒤로 밀어둔 것을 2번으로 설정해 활용하면 차량 주차 후 내리고 다시 탈 때 편리하다. 또 일반적으로 고급세단에 적용하는 오르간페달을 프리우스 모델까지 적용한 점은 눈길을 끄는 요소다. 토요타는 엔트리급인 프리우스와 중형세단 캠리에 오르간페달을 적용해 고객들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힘쓰는 모습이다.

이 외에 편의사양으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및 차로이탈방지(LKA) 등 운전자 편의·안전 기능과 1열 시트 통풍·열선기능, 한국 업체와 협업한 내장 내비게이션 등이 있다. 앰비언트 라이트(무드등) 옵션은 하이브리드(HEV) XL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XSE 트림 한정으로 적용된다.

 5세대 프리우스 실내 공간은 준중형급 차량임을 고려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 왼쪽 위=한국토요타자동차, 그 외=제갈민 기자
 5세대 프리우스 실내 공간은 준중형급 차량임을 고려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 왼쪽 위=한국토요타자동차, 그 외=제갈민 기자

실내 공간은 무난하다. 1열의 레그룸과 헤드룸은 여유롭다. 다만 2열은 낮은 전고의 차량 형상으로 인해 헤드룸이 약간 낮게 느껴지고, 레그룸은 준중형 모델인 만큼 여유롭지는 않다. 그나마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를 탑재해 개방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는 일반적인 선루프 및 파노라마선루프처럼 개방형은 아니다. 또 실내 천장 중앙부분에 좌우 B필러와 이어진 구조물이 존재해 1열과 2열 선루프가 나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오야 사토키 토요타자동차 부수석 엔지니어(디퓨티 치프 엔지니어)는 이와 관련해 “차량의 강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방이 불가한 글라스 루프를 적용한 이유는 헤드룸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오야 사토키 디퓨티 치프 엔지니어는 “앞으로 더 콤팩트한 선루프가 있다면 탑재 가능할 것이며, 계속해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기름 냄새만 맡아도 달려”, 연비 HEV 20㎞/ℓ↑·PHEV 25∼30㎞/ℓ

토요타 프리우스는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가는 차’의 대명사 격으로, 이번 5세대 모델도 높은 연료효율을 자랑한다. / 가평=제갈민 기자
토요타 프리우스는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가는 차’의 대명사 격으로, 이번 5세대 모델도 높은 연료효율을 자랑한다. / 가평=제갈민 기자

프리우스는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가는 차’라고 불릴 정도로 철저하게 연료효율(연비) 위주의 세팅을 한 모델로 알려져 있어 주행 성능에 기대치가 높지 않다. 그러나 이번 5세대 모델은 높은 연비와 주행 성능까지 두 마리 토끼를 전부 잡기 위해 휠 사이즈를 19인치로 키우고 엔진도 2.0ℓ로 업그레이드했다.

우선 이번 5세대 모델의 출력은 △HEV 196마력 △PHEV 223마력으로 각각 4세대 모델 대비 약 60%, 80% 증가했다. PHEV는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주행 가능한 거리가 약 68㎞로, 4세대 대비 60% 늘어났다. 배터리만 매번 완충한다면 출퇴근길에 연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을 수 있어 경제적이다.

5세대 프리우스 HEV는 도심 주행이나 고속 주행에서 불편한 점은 크지 않다. 그러나 오르막을 오를 때는 엔진 회전수를 높게 사용하며 엔진음이 커지는데, 약간 힘이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다. 100㎞/h 이상 고속으로 주행하기 위해 가속을 할 때도 엔진소음이 크게 유입되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그 외에는 HEV 모델답게 부드러운 주행감이 일품이다.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모델 중 PHEV의 성능이 더 뛰어나고 연비도 더 높아 HEV 모델 보다 경제적으로 평가된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HEV 모델도 충분해 보인다. / 한국토요타자동차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모델 중 PHEV의 성능이 더 뛰어나고 연비도 더 높아 HEV 모델 보다 경제적으로 평가된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HEV 모델도 충분해 보인다. / 한국토요타자동차

HEV 모델을 우선 탑승한 후 PHEV 모델도 시승했다. 먼저 모터와 배터리 힘만으로 주행하는 EV모드에서 최고속도 135㎞/h까지 주행할 수 있는데, EV모드로 주행 시 엔진이 개입하지 않아 고요한 느낌이 장점이다. 엔진과 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HV모드에서도 HEV모델 대비 소음이 크지 않은 점도 탑승자 입장에서 좋은 점으로 느껴지며, HEV보다 높은 출력을 내는 만큼 더욱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다.

보통 배기량과 출력이 높고, 휠 사이즈가 크면 연비에 불리한 조건이지만 프리우스는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공인연비가 △HEV 20.9㎞/ℓ(도심 21.5㎞/ℓ, 고속 20.3㎞/ℓ) △PHEV 복합 19.4㎞/ℓ(도심 20.2㎞/ℓ, 고속 18.5㎞/ℓ)로 높게 나타났다. 이마저도 4세대 프리우스 대비 떨어진 수준이다.

특히 실제 시승 간 연비는 공인연비보다 높게 나타나 경제성 측면에서는 프리우스를 따라올 차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먼저 시승한 HEV 모델은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역 인근에서 출발해 올림픽대교를 넘어 올림픽대로 진입 직전까지 20∼21㎞/ℓ 연비를 기록했으며, 중간 기착지인 가평 서종문화체육공원주차장까지 약 38㎞를 주행한 이후 연비는 약 25.8㎞/ℓ로 나타났다. 이어 고속도로를 이용해 설악IC로 나와 산길을 주행하고 목적지까지 44㎞를 더 주행한 이후 최종 연비는 약 21㎞/ℓ를 기록했다.

5세대 토요타 프리우스 PHEV 시승 간 연비는 25.6㎞/ℓ를 기록했다. / 제갈민 기자
5세대 토요타 프리우스 PHEV 시승 간 연비는 25.6㎞/ℓ를 기록했다. / 제갈민 기자

동일한 구간을 반대로 되돌아 오는 동안 PHEV 모델은 중간 기착지까지 연비가 28.3㎞/ℓ, 시승을 출발한 어린이대공원역 인근에 도착했을 때는 25.6㎞/ℓ로 나타났다. 시승 간 PHEV 연비가 높게 측정된 이유는 모터와 배터리만 이용해 주행하는 EV를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다. EV모드의 전비는 5㎞/㎾h 이상으로, 일반적인 전기차의 배터리효율을 웃도는 수준이다. 함께 시승에 참여한 이들도 PHEV 모델의 연비는 대체로 29∼30㎞/ℓ 정도로 공인 연비보다 높았다.

이러한 연비를 보고 있으면 ‘프리우스는 프리우스다’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다만 엔진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점만 조금 개선한다면 더욱 많은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형으로 풀체인지를 거친 만큼 판매가격도 조금 인상됐지만 이전 모델 대비 많은 것이 달라진 만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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