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4일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항명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대령)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과 관련해 “당연한 결과”라며 “정권이 얼마나 무리하고 무도한 짓을 벌이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또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특검(특별검사)과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이 아무리 진실을 은폐하려 해도 진실은 가려지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이 사건의 본질은 첫째, 국가의 부름에 응답했던 한 청년 해병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는 것”이라며 “둘째는 이 사건의 진상 규명 과정에서 누군가 힘 있는 사람들이 의혹 규명을 방해했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의혹 규명과 진상 규명을 방해한 그 꼭대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있다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의 의혹이 제시됐다”며 “진실을 밝히려 한 수사단장을 탄압하는 윤석열 정권이야말로 집단 항명 세력”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외압의 몸통으로 의심받는 윤 대통령이 이제 국민 앞에서 입장을 밝힐 때”라며 “장관이 결재까지 한 수사 결과가 왜 갑자기 뒤집힌 것인가. 수사단장에게 항명이라는 황당한 죄목을 씌워 구속을 시도한 배후는 누구인가”라고 되물었다.

이 대표는 “많은 국민들이 의구심을 품고 있다”며 “국민들의 특검 요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특검과 국정조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는 것은 물론 진실 은폐 의혹에 대해서도 명명백백하게 밝혀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국민 상식에 맞는 당연한 결과”라며 “입건에서부터 수사, 영장 청구까지 국민의 뜻과는 정반대의 길이다. 영장 기각은 박 대령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진실을 은폐하려 한 국방부 검찰단에 대한 탄핵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이 사태는 국정조사와 특검을 피할 수 없는 사건으로 완전히 전환됐다”며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을 추진해서 해병대 대원이 구명조끼도 없이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가슴 아픈 사건부터 정권의 수사 외압 실태까지 낱낱이 밝혀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주 중으로 특검법안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무리한 영장 청구에 대한 당연한 결과”라며 “윗선 개입에 대한 의혹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은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고 특검을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며 “특검법은 금주 중 발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