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조만간 이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 국방부 장관을 포함해 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 장관 등에 대한 소폭 개각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더불어민주당이 이 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려 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이 이 장관 사표를 수리하면 민주당의 탄핵소추는 무위로 돌아가게 된다. 

◇ 이종섭 사의표명에 민주당 ‘탄핵 추진’ 일단 보류

이 장관은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 직후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정치권서 탄핵 얘기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장관으로서 안보 공백 사태를 우려해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한 수사 과정에서 ‘외압’ 의혹과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강행 등으로 비판을 받았고, 이로 인해 탄핵까지 거론되고 있었다. 이에 여권 일각에선 민주당의 탄핵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이 장관이 미리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나는 방안이 거론된 바 있다. 

지난 11일 민주당은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책임자로 이 장관과 윤 대통령을 지목하고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도 같은날 입장문을 내고 “국방부 장관 탄핵은 국민의 명령”이라면서 “(윤 대통령이) 장관을 해임하지 않은 것은 수사 외압이 대통령 지시였음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장관이 이날 사의를 표명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민주당은 의원총회 도중 이 장관의 사의 표명 소식이 전해지자 탄핵 논의를 오는 14일로 미뤘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후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끝나기 전까지 (이 장관이) 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탄핵 절차를 진행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결정을 미룬 것은 윤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할 시 탄핵소추는 불가능해져서다. 반면 윤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기 전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 이 장관은 헌법재판소에서 판결이 날 때까지 직무정지 상태가 되고, 해임도 불가능해진다. 김 원내대변인은 “탄핵안이 반드시 추구해야 하는 절차는 아니다”라며 “당대표가 어제 탄핵 의지를 표명한 것은 그만큼 신속하게 국방부 장관 교체가 필요하다는 당 입장을 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르면 오는 13일 국방부를 포함한 문체부, 여가부 장관을 교체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국방부 장관이 교체되더라도 ‘외압’에 관련된 이들의 책임을 확인하고 추궁하기 위해 특별검사법을 도입할 방침이다. 김 원내대변인은 “해임이 아니라 (이 장관이) 사의를 표명해서 단순히 교체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 장관의 사의 표명 소식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들에게 “인사와 관련해서는 발표까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겠다”며 “만약 인사가 난다면 왜 이번 인선이 이뤄지고, 후임자를 왜 선택했고, 정책 방향이 어떻게 될지 자세히 설명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후임 국방부 장관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비례)이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차장 출신인 신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가장 먼저 찬성 입장을 밝히는 등 강성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국방부 장관이 교체된다면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임기훈 국방비서관까지 함께 바뀌면서 ‘안보 라인’에 대한 전면 쇄신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는 유인촌 문화체육특보, 여가부 장관에는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유 특보는 이명박 정부 때 문체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김 전 위원은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과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을 역임했다. 여가부의 경우 ‘잼버리 대회 파행’의 책임론 차원에서 교체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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