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역성장… 신차 6종 투입에도 추락한 실적
혼다 차량, 토요타 경쟁모델 대비 비싸… 가격 경쟁력↓

혼다코리아가 지난해 역대 최저 판매실적을 갈아치웠다. 사진은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해 1월 열린 신년 미디어 간담회에서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 혼다코리아
혼다코리아가 지난해 역대 최저 판매실적을 갈아치웠다. 사진은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해 1월 열린 신년 미디어 간담회에서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 혼다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혼다코리아(이하 혼다)가 지난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판매 대수 증감율만 놓고 보면 전년(2022년) 대비 약 56% 감소했다. 이는 수입자동차 업계의 전체 실적 가운데 전년 대비 ‘감소율 1위’에 달하는 실적이다. 뿐만 아니라 혼다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역대 최저 판매 실적을 경신한 만큼 쇄신이 필요한 대목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혼다의 지난해 판매대수는 1,385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2022년) 대비 55.9% 감소한 실적으로, 동종 업계의 판매량 감소율 기준 1위다. 혼다는 앞서 2022년에도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27.9% 감소한 역성장을 기록했는데, 이로써 2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판매실적은 혼다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첫 해 2004년 달성한 최저 실적인 1,475대보다 저조한 판매량이다.

혼다의 부진을 단순히 ‘노 재팬 영향’으로 치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혼다를 제외한 일본 자동차 브랜드인 토요타와 렉서스는 판매량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고, 토요타·렉서스의 지난해 판매대수 합계는 2만대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혼다는 △4월 올 뉴 CR-V 터보(가솔린) △8월 올 뉴 파일럿 △9월 올 뉴 CR-V 하이브리드(HEV) 4WD 투어링 △10월 올 뉴 어코드 HEV·터보(가솔린) △12월 올 뉴 CR-V HEV 2WD 투어링 등 6종의 신차를 차례로 투입했음에도 판매량이 추락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혼다의 세일즈 전략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먼저 혼다가 국내에 판매 중인 모델들의 판매 가격이 타사 동급 경쟁모델 대비 비싸다는 점이다. 지난해 풀체인지를 거친 혼다 어코드 HEV·CR-V HEV·파일럿 모델 판매가격을 직접적인 경쟁모델인 토요타 △캠리 HEV △라브4 HEV △하이랜더 HEV 3종과 비교하면 적게는 약 250만원, 많게는 약 820만원 더 비싸다.

실제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혼다의 가격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들이 일부 존재한다. 한 소비자는 “혼다가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마진율을 줄이고 차량 가격을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혼다는 ‘정찰제’까지 고집하고 있는데, 토요타에서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할 경우 가격 차이는 더 커질 수 있다. 토요타 대비 혼다 차량 가격이 대체로 비싸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혼다가 지난해 정찰제 전략을 시행한 이유는 차량 판매 가격이 월별로, 전시장마다, 영업사원(딜러)마다 조금씩 다른 현상으로 인해 일부 고객들의 불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매월 들쭉날쭉한 할인 프로모션과 딜러들의 추가 할인혜택 제공 등을 차단해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 차량을 구매하든 동일한 값에 공급해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함이라는 얘기다.

정찰제 도입 취지는 좋았으나, 신차를 투입하며 판매가격을 인상해 오히려 독(毒)이 된 모습이다. 그럼에도 혼다는 정찰제와 온라인 판매 전략을 올해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혼다코리아 자동차 정찰제와 온라인판매는 혼다코리아 자동차 비즈니스 체제이므로 변화 없이 지속할 것이며 고객 만족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과 마케팅 활동도 진행 예정”이라며 “올해는 HEV 모델의 호기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신차 중심으로 판매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부진한 성적과 관련해서는 “대외적으로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이 심화됐고, 신 모델 출시 지연으로 상반기 판매 공백이 발생한 점이 일부 영향을 끼쳤다”면서 “올해 역시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이지만 브랜드 체험 강화 활동 등을 다양하게 전개하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혼다가 지난해 역대 최저 실적을 갈아치운 만큼 올해는 반등이 절실한데, 신차를 앞세워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는 앞서 CR-V HEV 및 어코드 HEV·터보 출시 행사에서 각각 연간 판매 목표치를 △CR-V HEV·터보 2,400∼3,000대(월 200∼250대) △어코드 HEV·터보 3,000∼3,600대(월 250∼300대)로 내세운 바 있다.

근거자료 및 출처
한국수입자동차협회 2004~2023년 12월 판매실적 (혼다 판매실적)
2024. 1. 8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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