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사업 2004년 본격화… 상반기 실적 2004년 이후 올해 최저
듬성듬성한 라인업, 올해 판매 모델 4종… 전기차 도입 지지부진

혼다코리아가 정찰제를 내세우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신뢰도를 높이고 실적 개선을 위해 힘을 쏟고 있으나 빈약한 라인업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사진은 혼다가 지난 4월 출시한 6세대 올 뉴 CR-V 터보. / 혼다코리아
혼다코리아가 정찰제를 내세우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신뢰도를 높이고 실적 개선을 위해 힘을 쏟고 있으나 빈약한 라인업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사진은 혼다가 지난 4월 출시한 6세대 올 뉴 CR-V 터보. / 혼다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혼다코리아(이하 혼다)가 올해 새롭게 출시하는 모델부터 전부 정찰제 판매를 시행한다. 최근 수입차 업계의 들쭉날쭉한 할인 정책과 관련해 비판 여론이 지속되는 가운데 혼다의 정찰제 정책은 긍정적인 평이 주를 이룬다.

혼다는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고 신뢰도를 높여 최근 부진한 자동차 부문 판매 실적을 반등시키려는 게 최종 목표로 분석된다. 다만 혼다코리아가 국내 시장에 판매 중인 차량 라인업이 빈약해 단순 정찰제만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수입 승용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혼다의 누적 판매 실적은 462대로 집계됐다. 이번달 판매 대수를 포함하더라도 상반기 누적 판매 실적은 500대를 겨우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혼다가 상반기 누적 판매대수 1,000대 미만을 기록한 때는 국내 시장에서 자동차 부문 사업을 본격화한 2004년(상반기 238대) 이후 처음이다.

혼다의 올해 상반기 성적이 부진한 배경에는 판매할 모델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혼다가 판매 중인 모델은 지난 4월 6세대 모델로 완전변경(풀체인지)를 거친 올 뉴 CR-V 터보와 기존에 판매하던 RV 모델 오딧세이 단 2종이다. 지난해 판매한 모델은 재고를 소진한 후 현재 신형 모델 도입을 기다리고 있다. 판매 모델이 제한적인 만큼 고객층도 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혼다는 하반기에 풀체인지를 거친 어코드 및 파일럿을 각각 들여오고, 6세대 CR-V 하이브리드(HEV) 모델도 투입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국내 판매 차종은 어코드·CR-V·오딧세이·파일럿 4종에 불과하다. HEV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어코드 HEV와 CR-V HEV를 완전 별개의 모델로 보더라도 6종이다.

혼다의 국내 판매 라인업을 살펴보면 SUV는 준중형 CR-V와 준대형 파일럿 사이의 중형급과 엔트리급 소형 모델이 없으며, 세단은 어코드 1종에 불과하다. 반면 혼다가 미국과 캐나다, 호주, 영국 등 해외 시장에서 판매 중인 모델 라인업을 살펴보면 국내에 판매하지 않는 △소형 SUV HR-V △중형 SUV 패스포트 △준중형 세단·해치백 시빅 △픽업트럭 릿지라인 등이 존재한다.

앞서 HR-V와 시빅 등 모델이 국내에서 판매된 바 있으나 저조한 성적에 판매 중단으로 시장에서 사라졌다. 국내에서 철수한 모델을 제외하더라도 중형 SUV나 픽업트럭 모델은 도입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혼다가 해외 시장에 비해 한국 시장에 판매하는 모델이 적은 만큼 공략할 수 있는 소비자도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혼다의 잠재 고객들 중에서 CR-V는 작고, 파일럿은 크기가 크거나 비싸서 부담되는 상황이라면 현재로서 대안이 존재하지 않아 다른 브랜드의 차량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많은 자동차 브랜드에서는 차량 라인업을 준중형·중형·준대형 또는 여기에 소형과 대형 모델까지 촘촘하게 구성해 소비자들에게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 브랜드의 경우 같은 SUV 모델에서도 일반형과 쿠페형으로 나눠 라인업을 탄탄하게 구축한 점이 특징이다.

반면 혼다는 여전히 기존에 구축한 라인업에서 추가로 판매 모델을 확장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하반기 6세대 CR-V HEV와 어코드·파일럿 풀체인지 모델을 투입하는 만큼 신차 효과로 반등 가능성도 존재한다.

단, 판매실적이 반등하지 못한다면 철수설이 또 한 번 거론될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혼다는 올 하반기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실적 반등에 사활을 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혼다는 다른 자동차 브랜드에 비해 전기차 출시도 느린 모습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자동차 제조사, 그리고 최근에는 일본 토요타자동차까지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면서 시장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으나 혼다는 여전히 전기차 출시 계획이 불명확하다.

조만간 영국 시장에 유럽 전략용 전기차 ‘혼다 e:Ny1’ 모델을 출시할 예정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한국 시장 전기차 출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혼다코리아 2004~2023년 판매실적
2023. 06. 29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혼다코리아 신차 출시 계획
2023. 06. 29 혼다코리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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