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1차회의에 참석해 있다. / 뉴시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1차회의에 참석해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동일 지역구에서 3선 이상을 한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경선득표율 15%를 감산하는 내용의 공천 룰을 정했다. 이를 두고 ‘공천 학살 시작’이라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국민의힘은 “필요적 조치”라고 일축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다선의원도 초선의원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본회의라든가 상임위에서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라는 취지에서 이런 것들을 만든 것”이라며 “다선이라고 게으르지 않고 나태해지지 않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필요적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16일) 여의도 당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공천룰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당무감사 결과 30%, 공관위 주관 컷오프 조사 결과 40%, 기여도 20%, 면접 10%를 합산한 수치를 근거로 현역의원 하위 10%에 대해선 컷오프(공천배제)를 한다는 방침이다. 하위 10% 초과 30% 이하 대상자의 경우 경선 득표율에서 20%를 감산을 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공관위는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국회의원에 대해선 15%를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앞선 현역의원 평가에 추가적으로 합산 적용된다. 만일 동일 지역구에서 3선 이상을 한 현역의원이 하위 평가를 받게 될 경우는 최대 35%까지 감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와 관련해 ‘공천 학살’이 본격화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3선 이상이라면 영남 출신들이 다수”라며 “검핵관, 용핵관은 살리고 당의 의원들을 죽이는 공천 학살이 예상대로 시작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개혁신당으로 우루루 몰려가면 개혁신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 기호 3번, 선거 국고보조금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을 지목해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수석부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부처님의 눈으로 보면 부처가 보이는 거고 또 다른 눈으로 보면 다른 게 보이는 것”이라며 “그런 것만 보니까 그분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고 했다. 이어 “3선 이상이 실질적으로 일을 열심히 해서 하위 30% 이내에만 포함 안 되면 15%의 감점만 받는다”며 “기울어진 운동장, 오랜 정치를 통해서 인지도와 지지도를 쌓아 올린 사람들과 좀 맞춰주기 위해 감점제를 준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수석부대표는 “객관적인 기준으로 공천을 했을 경우엔 컷오프됐을 때 자성이나 반성을 할 수는 있어도 당을 원망하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록 아쉽게 낙천이 돼 국회의원을 더 하지 못하더라도 정치를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자리에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그리고 당을 위해 봉사할 기회가 부여되는 것”이라며 “개혁신당이나 다른 당으로 튀어 나가서 정치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도 이날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서 기자들을 만나 “본인이 객관적으로 그렇게 평가 받으면 방법이 없지 않는가”라며 “그게 주관적 감정이 개입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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