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돼지 눈으로 보면 다 돼지로 보인다”, “급하긴 한가보다”라며 맹비판했다. 민주당은 한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한 위원장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그거는 같은 표현이라도 비대위원장으로서 해야 할 표현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당에도 그런 사람이 있을 텐데 그런 비하적 표현은 문제”라며 “한 위원장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깔끔하게 발언을 취소하고 ‘제가 어제 발언은 경솔했다. 사과드린다’고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당도 더 문제 삼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종합상황실장도 전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무학대사의 ‘불안돈목(佛眼豚目)’ 고사를 인용해 비판했다. 그는 “무학대사께서 ‘부처님 눈으로 보면 다 부처로 보이고 돼지 눈으로 보면 다 돼지로 보인다’는 불안돈목의 고사를 남기신 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 선거에 ‘그들이 저열하게 갈 때 우리는 고상하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라는 말이 있다”며 “저희는 남아있는 기간 동안 내내 품격 있게 국민들 앞에 지지를 호소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상황실장은 민주당 후보자들에게 ‘한 위원장의 욕설에 후보들의 과도한 대응은 자제하길 바란다. 중앙당에서 적절한 대응과 조치를 할 것’이라는 공지를 한 바 있다. 이에 김 상황실장은 “굳이 한 위원장과 똑같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이번 선거를 임하지는 않겠다는 취지에서 이번 공지를 냈다는 점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 위원장은 같은 날 서울 서대문 신촌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이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고 했다.

이에 조국혁신당은 “한 위원장이 급하긴 급한가 보다”라며 받아쳤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 위원장은 율사를 오래해서 단어 선택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개 같다’는 표현은 한국에서는 심한 욕이다. 여당을 이끄는 사람 입에서 나와서는 안 될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이 정말 급하기는 급한 모양”이라며 “그런 표현은 애견인들의 표는 받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또 “귀를 씻고 한 위원장의 발언은 안 들은 것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