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일부 후보들과 친명계(친이재명계) 인사들의 갈등 양상이 펼쳐지면서, 전당대회 후 당내 통합이 과제로 떠오른 모습이다. 사진은 김지수(왼쪽 다섯번째부터), 김두관,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대전 서구 배제대학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대전ㆍ세종 합동연설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들과 같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일부 후보들과 친명계(친이재명계) 인사들의 갈등 양상이 펼쳐지면서, 전당대회 후 당내 통합이 과제로 떠오른 모습이다. 사진은 김지수(왼쪽 다섯번째부터), 김두관,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대전 서구 배제대학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대전ㆍ세종 합동연설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들과 같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가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의 ‘통합’이 전당대회 후의 과제로 떠오른 모습이다. 일부 전당대회 후보자들이 이재명 당 대표 후보와 친명계(친이재명계) 인사들을 비판하고 나섰고, 이에 친명계와 이 후보 지지층의 비판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 김두관·정봉주, 이재명 지지층 ‘저격’

민주당의 당 대표 후보인 김두관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인 정봉주 후보는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친명계 인사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개딸(이 후보 강성 지지층)과 결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당내 최대 친명계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를 해체해야 한다고 했다. 정 후보는 특정 세력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후보의 이름을 팔아 실세 놀이를 하는 이른바 ‘이재명 팔이’ 무리들을 척결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우선 정 후보보다 40분 먼저 기자회견을 한 김 후보는 국민대연합과 정권탈환을 위한 일환으로 개딸과의 결별‧혁신회의 해체를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이 내부 단결과 외연 확장과는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며 “민주당 내부에 다양성과 민주성, 역동성이 사라지고 외연 확대에도 실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수 강경 ‘개혁의 딸’의 목소리가 당을 장악했기 때문”이라며 “혁신회의가 이 후보의 홍위병이 돼 위세를 부리며 줄을 세우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정 후보도 이 후보의 일부 지지층을 겨냥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후보의 경우 전당대회 시작부터 ‘이재명 일극체제’를 비판해 왔지만, 정 후보가 공개적으로 당 내부를 향해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팔이’무리들을 뿌리 뽑겠다”며 “절체절명의 시대적 과제를 위협하는 최대의 걸림돌이 우리 내부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팔이’하며 실세 놀이하는 무리들”이라며 “어떠한 모진 비난이 있더라도 이들을 도려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들은 이재명을 위한다며 끊임없이 내부를 갈라치고 경쟁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당을 분열시켜 왔다”고 쏘아붙였다.

또 “이재명 이름 팔아 호가호위 정치, 실세 놀이를 하고 있다”며 “당을 아끼고 걱정하는 많은 당원들이 알면서도 속으로만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합’을 저해하는 당 내부의 암 덩어리인 ‘명팔이’를 잘라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정 후보는 당 내부를 향한 비판은 자제해 왔지만, 이처럼 작심 비판을 한 것은 자신을 향한 이 후보 지지층들의 비판에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외 인사인 정 후보는 지역 순회경선 초반 최고위원 후보들 사이에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이후 이 후보가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에게 “김 후보의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것이냐”고 말하면서 ‘명심(이재명 후보 의중) 논란’이 불거졌고, 정 후보는 김 후보에게 밀려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박원석 전 의원이 지난 8일 SBS 라디오에서 정 후보와 통화한 내용을 밝히자 정 후보를 향한 이 후보 지지층들의 비판이 쇄도했다. 박 전 의원은 “(정 후보가) 이 후보의 최고위원 경선 개입에 대해 상당히 열 받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 후보가 ‘최고위원회의는 만장일치제다. 두고 봐, 내가 들어가면 어떻게 하는지’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 후보의 지지자들은 민주당 당원 게시판을 통해 ‘정봉주는 사퇴하라’, ‘표 절대 주지 말자’, ‘프락치를 제거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 등 정 후보를 향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적인 대화다 보니까 좀 과장되게 전해진 부분이 있다”며 “귀여워 죽겠다고 하면 귀엽다는 것이지, 죽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수습했다.

또한 그는 “최고위원은 만장일치제가 아니다”라면서도 “최고위원회는 주요 당무 결정을 많이 한다. 거기에 그냥 거수기가 되진 않겠다”고 했다. ‘이재명 팔이 무리들과 이 후보를 분리할 수 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건 좀 봐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 ‘동지들 악마화’·‘앞과 뒤가 다른 자’ … 친명계, 비판 쇄도

정 후보의 기자회견에 친명계와 이 후보 지지층 사이에선 ‘동지들을 악마화했다’, ‘앞과 뒤가 다른 자’ 등 비판이 쇄도했다. 

이 후보의 측근인 김지호 전 당 대표 정무조정부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들 간의 축제가 돼야 할 당원대회가 동지들을 악마화하고 공격하는 장으로 혼탁해지는 모습에 유감”이라며 “자연스러운 관심을 조직적 움직임으로 오판하고 배후에 이 후보나 이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체가 일종의 ‘과대망상’이고 ‘확증편향’”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의 최고위원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고 증명하는 자리다. 소소한 네거티브도 견디지 못해 불특정 다수의 동지를 악마로 규정짓는 정치인이 어떻게 민주당의 지도자가 될 수 있는가”라며 “저의 동지들을 ‘친명 팔이’로 규정하고 최고위원이 돼서 척결하겠다는 정 후보님의 발언에 반대한다”고 적었다.

김병주 최고위원 후보도 페이스북에 “누가 앞에서 ‘반드시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하면서, 뒤에서는 ’제왕적 당 대표‘ 운운하며 보수 언론의 먹잇감으로 팔아넘겼는가”라며 “누가 앞에서 당원 주권 시대를 반드시 열겠다고 하면서 뒤에서는 ’개딸 독재‘·’천원짜리 당원‘이라며 열성 당원들을 비웃음거리로 전락시켰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과 뒤가 다른 자, 오로지 이재명 대표 공격에만 몰두하는 자들이야말로 진짜 ‘이재명 대표를 파는 자’ 아닌가”라며 “어디 한번 계속 공격해 보라. 김병주가 이재명 대표를 향해 겨누는 화살을 기필코 모두 부러트리겠다”고 경고했다.

이 후보의 지지자들도 정 후보의 기자회견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가 기자회견 후 국회 소통관을 나서자 이 후보 지지자로 보이는 인사들은 ‘사과는 하라’, ‘당원들이 화가 많이 났다’, ‘당원들이 그렇게 무서운가’ 등 목소리를 높였다. 당원 게시판엔 김두관 후보와 정 후보를 모두 민주당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이러한 당의 갈등 양상을 우려한 듯 이 후보는 당의 통합을 강조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0일 경기도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작은 차이를 넘어 모두가 행복한 큰길을 가자”며 “우리 사이의 간극이 아무리 큰 들 우리가 싸워 이겨야 할 그 상대와의 격차만큼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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